[채혜윤의 교육 칼럼] 정시와 수시 정답이 무엇인가

뉴스에서 정시의 비율을 늘린다는 소식을 듣고 기분이 매우 안 좋아졌다. 왜냐하면 나는 처음부터 수시를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나의 불만을 토로하자 아버지께서는 정시가 공정한 거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 말씀을 듣고 정시와 수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선 정시와 수시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정시는 간단히 말해서 '수능"이다. 모든 사람이 모두 한날에 모여서 같은 시험을 보는 것이다. 그렇게 본 시험의 점수로 대학이 정해진다. 수시는 워낙 다양한 전형들이 있어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중요한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교과 전형, 다른 하나는 학생부 종합 전형이다. 여기서 말하는 교과 전형은 오직 고교의 성적만이 기재된다. 다른 건 거의 기재되지 않고, 그 학생이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받은 성적만이 기재되고 대학은 그걸 보고 학생을 뽑는다. 물론 교과 전형은 '수능 최저"라는 조건을 만족 시켜야 하는 학교들이 많다. 수능 최저란 대학이 정한 최소한의 수능 등급을 말한다.

 

그럼 이제 학생부 종합 전형에 대해서 알아보자. 학생부 종합 전형이란 교과 성적 이외에도 생기부와 면접을 보는 전형을 말한다. 생기부에는 세특, 독서, 봉사, 수상, 동아리 등등 많은 것들이 들어간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학종이었다.  학종의 생기부 내용은 비리를 저지를 수 있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학종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학종은 70퍼센트의 육박할 정도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그 판도가 뒤집히기 시작한다. 그렇게 된 이유는 한 사건에 있었는데 바로 '조국 사건"이다.  민정수석이었던 조국은 자신의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 위해 일명 비리를 저질렀다. 자신의 자녀의 생기부에 손을 댄 것이다. 이문제가 너무 커지자 조국은 자신의 자리에서 내려왔고 지금은 재판을 받는 중이다. 조국의 사건이 뜨거워지고 공론화가 되면서 가장 욕을 먹은 것은 문재인 정부였다. 문재인 정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현고 2(2020 기준)학생들부터 수시의 비율을 줄이기 시작한다. 현고2는 서울 주요 16개의 대학 중 8개의 대학은 40%로 올렸고 나머지는 30%까지 올렸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매년 정시를  늘릴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이제 다시 정시의 시대가 온 것이다.

 

 

나는 학종으로 대학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사실 정시 확대는 전혀 반갑지 않다. 그래서 이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많은 원망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정시가 공평하다"라는 아빠의 말씀을 듣고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다. 우선 학종은 공정하지 못한것 같다. 왜냐하면 생기부와 면접은 돈이 많은 아이들을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컨설팅"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생기부를 봐주고 부족한 점과 장점을 알려주고 생기부의 채울 내용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렇게 돈을 쓰고 전문가에게 팀을 받고 써나가는 생기부와 오직 자신 스스로 채워나가는 생기부의 양과 질이 과연 같을까? 나는 무조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생기부 외에도 면접 질문 등 학종을 위해 돈을 쓴 아이들을 쓰지 얺은 아이들이 따라잡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또 독서나 봉사 같은 것도 자신이 직접 하지 않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맞다 수시는 불공평하다. 그렇다면 과연 정시는 공평한 것일까?  나는 사실 정시가 수시만큼이나 불공평 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역별 소득차이가 너무나 심하기 때문이다. 불과 1시간 정도 차를 타고 갔을 뿐인데 주변의 생활 수준의 차이는 엄청나게 난다. 예를 들어 화성시에 있는 오산과 동탄을 비교해 보자 오산과 동탄2신도시는 차를 타고 15분 정도이면 도착한다. 하지만 집값의 차이는 3배 이상 아니 4배 이상 아니 5배 이상 차이 나는 경우가 수 두루 하다. 자산의 모든 것을 제외하고 집값만 본다고 해도 생활 수준 차이가 보인다. 과연 자산이 1억이 있는 부모밑에 아이와 10억이 있는 부모 밑에 아이가 같은 교육을 받을까? 난 단연라건대 절대 같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화성시 안에 있는 오산과 동탄2신도시의 차이도 이런데 이 대한민국 안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완벽하게 공평한 것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교육을 제공 받는 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오늘 뉴스에서 (2020년 9월 8일 기준) 지역에 따라 서울권에 있는 대학을 보내는 비율이 큰 차이를 보인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지역별 격차는 매년이 지날 때마다 더 벌어져 간다. 만약 정시가 100% 가까이 된다면 강남 8학군은 다시 살아날 것이고, 아이의 교육을 위해 부모들은 어덯게든 수도권으로. 서울과 더욱더 가깝게 갈려고 노력할 것이고 여기서 빈부의 차이는 더 벌어질 것이다.

 

나의 결론은 정시와 수시 모두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뭐가 어찌 됐든 돈이 많고 지위가 있는 사람들은 어느 상황에서나 유리하고 돈이 없고 상대적으로 지위가 낮은 사람들은 어느 상황에서나 불리하다. 정시와 수시 중 뭐가 더 좋고 나쁘냐를 따져서 교육정책을 실행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바로 지역의 빈부차이를 줄이는 것이다. 지역의 빈부의 차이를 줄이지 못하고 정시를 시행한다면 그야말로 멍청한 짓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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