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재의 Epl night] 에버튼의 문제점은 중앙이다

번리의 홈구장 터프 무어에서 펼쳐진 번리와의 1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에버튼이 1-1 무승부에 그쳤다. 에버튼은 지난 6경기에서 승점 1승 1무 4패를 거둔 상황 속에서 1무를 적립하며 디뉴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번리에게는 션 다이치 감독이 프리미어 리그에서 감독으로서의 개인 통산 200번째 경기를 치렀던 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지난 시즌부터 보였던 높은 지역에서의 압박과 롱볼 전술이 통하며 에버튼을 공략했다.

 

에버튼의 공격 전개 방식과 문제점

 

 

 

 

에버튼은 이날 경기 델프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전반 29분을 기점으로 두 번의 전술 변화를 보였다. 기존의 3-4-3 대형에서 하메스(RS)가 자유롭게 움직이며 3-4-1-2 대형을 형성하거나 두쿠레-고메즈-하메스 중 2명이 알랑과 함께 역삼각형을 형성하고 나머지 한 사람이 그 윗선에 배치된 4-3-3 대형을 형성했다.

번리는 이 날 경기 4-4-2 대형을 형성했고 컴팩트한 간격을 형성하여 종/횡적인 패스를 차단하려 했다. 에버튼이 3백을 운용할 때에는 2FW가 3CB을 압박했고 에버튼이 백4를 형성할 때면 2FW가 2CB을 압박했으며 윙어와 2명의 중앙 미드필더는 에버튼의 양 풀백과 2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그리고 최후방에 있는 백4 라인이 에버튼의 3톱을 수비했다.

에버튼은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크게 3가지 방식으로 볼을 전진시켰다. 우선 첫 번째론 하메스의 움직임을 통해 볼을 전진시키는 것이다. 하메스는 이날 경기에서 기본적으로는 우측면에 위치했으나 에버튼이 후방 빌드업을 전개할 때 밑선으로 내려와 번리의 압박에 묶인 후방 자원들을 도우려 했고 상황에 따라 좌측면으로도 움직였다.

하메스를 내린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에버튼의 대부분의 공격 작업은 측면으로 풀어내는 것이 대부분인데, 번리가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기 때문에 사이드로 전개했을 때 풀백으로 나선 이워비와 고드프리 중앙 미드필더와 윙어의 협력 수비에 쉽게 묶일 수 있기 때문이고 이들이 전진을 통해 특히, 이들이 전문 풀백이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에버튼은 중앙 전개를 통해 풀어나가는 것이 안정적이였고 번리는 웨스트우드(CM)와 브라운힐(CM)을 알랑과 두쿠레에게 1vs1마크를 시켰기 때문에 하메스가 내려옴으로써 번리의 압박을 풀어내려고 한 것이다.

그리고 하메스의 마크맨이 왼쪽 풀백인 테일러였다는 점이다. 하메스가 자유롭게 움직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마크맨인 테일러(LB)는 자신의 자리를 벗어나야 할지, 아니면 하메스를 마크하지 않고 이워비 또는 히샬리송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을지 고민하게 된다. 전자의 경우에는 테일러가 자신의 자리를 벗어났을 때, 자연스레 수비 대형은 왼쪽으로 이동하게 되고 만약, 테일러가 볼을 빼앗지 못한다면 하메스는 자신의 특기인 반대로 길게 전환해 주는 패스를 통해 이워비에게 공간을 내주게 된다. 후자의 경우에는 2선과 3선 사이에서 볼을 받아줄 수 있기 때문에 에버튼의 후방 자원들의 패스 옵션이 생기게 되어 번리의 압박에게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두 번째 전개 방식은 하메스 또는 고메스의 반대쪽 측면 전환 패스를 통한 전개였다. 번리는 컴팩트한 간격을 형성하기 때문에, 한쪽 측면으로 몰아넣고 반대쪽 측면은 아예 내주는 경우가 많아 맨시티전처럼 양 측면을 활발하게 사용하거나 반대쪽 측면으로 전환해 주는 패스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에버튼은 이를 활용하기 위해 이워비(RB)를 오른쪽 측면에 두고 하메스가 중앙으로 좁혀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이워비(RB)의 고립을 막기 위해 두쿠레 또한 우측면으로 움직여줬다.

하메스가 중앙 또는 왼쪽 하프 스페이스 지역에서 볼을 받았을 때, 자연스레 번리의 2선과 3선 사이에 선 두쿠레(RCM)는 상대 수비인 맥닐(LM)과 테일러(LB)를 안쪽으로 끌어들여 이워비(RB)가 오버래핑 할 공간을 창출해냈다. 하메스가 이워비에게 반대로 전환해 주는 롱패스를 연결했다면, 이워비는 옆에 두쿠레가 있기 때문에 드리블 후 크로스 옵션에서 두쿠레에게 패스를 하는 옵션까지 가질 수 있었다.

우측 풀백의 부재 속에서 두쿠레의 이러한 움직임은 후반 막판에 들어서서 컷백 또는 크로스, 그리고 우측면에서의 다양한 공격 옵션을 챙길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에버튼의 문제점은 드러났다. 우선, 하메스가 아래로 내려오는 움직임을 통해 이점을 가져갔어야 했지만 두쿠레와 알랑, 또는 고메스가 번리의 1선과 2선의 조직적인 압박에 막혀 하메스에게 볼을 제대로 투입하지 못했다. 특히, 두쿠레와 알랑의 후방 빌드업 전개는 번리의 미드필더진인 브라운힐, 웨스트우드에게 막혔고 이들은 이 날 경기에서 포제션을 내준 횟수가 각각 7회, 13회라는 점에서 중원에서 3톱에게 볼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고 오히려 볼 소유권을 넘겨주었다.

결국 에버튼은 무리하게 칼버트-르윈에게 롱볼을 연결하거나 픽포드의 킥 미스로 번리에게 볼 소유권을 내주는 경우가 잦았고 특히 공중볼과 롱볼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는 번리이기 때문에, 칼버트-르윈이 공중볼을 따내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한 압박을 통해 롱볼을 유도하는 번리의 전략이 성공했고 에버튼은 이에 걸려들었다.

에버튼은 이 날 경기에서 풀백의 중요성을 특히 뼈저리게 느꼈을 경기였다. 사이드에서 풀리지 않았다면 중앙에서 후방 빌드업을 안정적으로 풀어 나갔어야 했으나, 번리가 풀백으로 고드프리와 이워비가 나섰다는 점에서 사이드 공간을 내주고 중앙을 압박하니 그저 허무하게 볼을 헌납하는 경우가 많았고 에버튼은 이러한 상황에서 상대가 측면 공간에 대한 부담을 갖게끔 하여 중앙에 대한 압박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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