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아의 시사 칼럼] 사회문제 다룬 기능성 게임, 각성일까, 폄하일까

 

국내, 게임 사용자 수가 날마다 증가하며 게임 시장도 활동 범위를 넓혀가는 추세이다. 근래에는 외국 기업과 연동된 게임회사들도 여럿 들어서며 새로운 게임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인 만큼 전보다 장르와 종류도 광범위해졌다. 한국이 온라인게임 강대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해외에서의 입지도 올라갔다. 이렇듯 국민의 온라인 게임 관심도와 참여율이 높아짐에 따라 기능성 게임도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능성 게임은 이름에서 말해주듯 단순 오락적 요소들을 넘어 현실에서 벌어지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종의 목적성을 가진 게임을 말한다. 뚜렷한 메시지가 내포된 만큼 최근엔 그 분야도 다양해졌는데 필자는 그중에서도 사회문제를 다룬 게임을 핵심적으로 다뤄 보려고 한다.

 

오늘 함께 살펴볼 게임은 ‘웬즈데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다룬 이 게임은 역사를 재조명하고 우리의 아픈 근현대사를 망각하지 말자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게임 개발자는 최초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하신 故 김학순 할머님의 증언 일이 수요일이었으며 이후 피해자분들이 매주 수요집회를 이어오고 계시는 것을 반영하여 특별한 의미가 있는 요일을 기리기 위해 ‘웬즈데이’라는 뜻의 제목을 짓게 됐다고 밝혔다.1 그렇다면 게임의 내용과 진행방식은 어떨까?

 

우선 위안부 피해자로 등장하는 순이라는 인물이 화자가 되어 게임이 시작된다. 노년의 순이는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피해자 집회에 참여한 순간 1945년으로 돌아갈 기회가 생기고 플레이어들이 과거로 가서 당시의 피해자들을 구하며 그들의 고통을 간접 체험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일종의 어드벤처 게임이다. 게임 상에서 일본군 전쟁 범죄 관련 단서들을 찾아내고 추리하는 과정을 통해 은폐된 진실을 규명하고 미래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내용이다.

 

역사를 기억하자는 개발자의 기획 의도에 관심이 생긴 필자는 실제로 게임을 진행해보았다. 하지만 깊은 주제 의식에 반해 게임 내 자체 기능이 구조적으로는 허술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스토리의 개연성 부족은 물론 기존 어드벤처 게임과 지나치게 유사성을 띠고 있어 차별화되는 지점이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쉬웠다. 즉 자칫하면 게임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는 것이다. 높은 투자금액에 비해 기술적인 면에서도 퀄리티가 떨어졌다. 필자는 이런 문제점들이 플레이어들의 몰입력을 저하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피해자들의 아픔에 대한 공감’이라는 기획자의 초기 의도와는 완전히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

 

이 같은 아쉬움은 비단 필자뿐만 아닌 다른 유저들도 함께 느끼고 있는 대목이다. 일본군의 만행을 보여주기엔 잔혹성이 부족하고 위안부 피해자의 고통을 담아내기엔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평이 속출하며 물의에 오르고 있는 현황이다. 더욱이 국내 역사에 문외한 외국인들이 접할 때는 내국인보다 더 이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가정을 감안 할 때 캐릭터 이미지라던지, 게임 속 설정 배경이 사실과 상충하는 부분에 더 큰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무겁고 민감한 사회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게임이라는 요소가 지니는 한계점까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어서는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득보다 실이 크면 중요한 사회문제가 단순 오락용 소재거리로 경박하게 소비될 우려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문제를 다룬 모든 기능성 게임이 부작용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 ‘푸드포스’의 경우가 사회적 순기능을 수행한 대표적 선례이다. UN 세계 식량 계획의 사회 운동게임인 ‘푸드 포스’는 지구촌의 기아, 난민 문제와 긴급 구호 활동을 청소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PC게임이다. 게임 플레이어는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에서 다시 자급자족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식량을 지원하는 미션을 부여받게 되고, 이를 수행함에 따라 실세계의 기근 상황과 WFP가 지원하는 일을 배우게 된다.2

 

푸드 포스는 단순 게임을 즐기는 것만이 아닌 구호 활동에 대한 실질적 정보에 접근하기 쉽게 풀어낸 게임이라 다양한 연령대의 유저들에게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또 유의미한 내용 구성으로 이미 19개국에서 서비스되어 천만 유저를 확보했다. 이처럼 기능성 게임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넘어 내부 구성까지 탄탄하다면 쾌락적 요소를 비롯해 문제 인식과 해결 의식까지 고취할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 19로  온라인게임이 활성화되는 시기, 장점을 극대화하려면 유저들이 콘텐츠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고 판별하는 게임 리터러시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능성 게임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도 플레이어들과 개발자의 커뮤니케이션이 순기능과 역기능의 경계를 정할 키를 쥐고 있다. 사회문제가 게임의 형식과 결합하여 더 큰 울림이 될지, 전락이 될지 우리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고: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09&aid=0004707090
2.인용: https://ko.wikipedia.org/wiki/푸드_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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