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의 경제 칼럼] 자산의 보전 수단으로서의 금

 

시대가 불안할수록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위험하고 대신 금을 사서 가지고 있으면 훨씬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마도 금의 가치는 절대 이전보다 떨어지는 법이 없어서일까? 아름답기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금, 자산의 보전 수단으로서도 과연 정말 효율적인지 살펴보자.

 

사실 금은 청동기 시대에는 별 가치가 없었을 것이라고 기자는 생각한다. 당시에 금속은 무기를 만드는 재료로서가 최고의 효용이 아니었을까? 청동기를 가지고 있던 지배 계급은 더 단단한 무기를 만들 수 있는 금속에 몰두했을 것이고 청동보다도 무른 금은 별로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이후 철을 발견하고 철기를 만들게 되면서 더 이상 단단한 금속에 집착하지 않게 되고 그러자 자신들을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금속에 관심을 두게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아름다운 색을 가지고 있고 또 특히 모양을 만들기도 쉽고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금의 속성은 아주 딱 좋은 치장물의 재료였을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왕을 생각하면 바로 금관이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일 듯. 그 결과 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겠고 금의 값어치는 올라가게 되지 않았을까?

 

좋은 값을 받을 수 있는 금은 어느 시대에나 현금을 대체할 수 있는 자산 보전의 수단이었다. 한 닢만으로도 험상궂은 여관 주인을 바로 천사로 만드는 중세 유럽 방랑자의 금화가 그렇고 드라마에 나오는 아주 악덕한 조선 시대 대감님이 깊숙이 숨겨둔 금송아지가 그렇다. 현금이라는 것이 한순간에 종이로 변해버린 군사독재 시절의 화폐개혁 때는 아마도 미리 금을 사두지 않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을 것이다. 그러나 금을 직접 캐내지 않는 이상 금은 누군가에게서 사야만 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시장의 가격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지난 40년 동안의 금 가격 변화를 대체로 보자면 1980년 2월 21일, 연초에는 온스당 567달러였던 금값이 850달러가 되었다며 ‘광란의 금 시장’이라는 보도를 신문사마다 쏟아냈었다.1 그 이후 2000년까지는 300~500달러로 유동적이다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급격한 상승, 2011년 9월 온스당 1,899달러라는 미증유의 가격이 나온 후 하락세에 접어들어 2016년에는 온스당 1,100~1,300달러 정도였다.2 

 

그런데 2016년 연말부터 다시 상승세로 전환되어 2020년 7월 28일 온스당 1941.9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였다.3 최근 1년간 금 가격은 조금이라도 이해를 더 돕기 위해 국내 금 시세를 알아보면 2020년 10월 금 3.75g(1돈)의 가격은 285,000원, 12월에는 255,000원으로 내렸다가 2021년 3월 271,000원으로 소폭 상승, 2021년 6월 말 현재는 280,000원이다.4 6월 말 국제 사세는 온스당 1,770.6달러.5 최근 국내 가격을 보면 1년 전 가격과 현재 가격이 별 변화가 없다. 소폭 등락은 있지만 꾸준한 편. 국제 시세로 보면 지난 7월 가격이 워낙 보통과 다르게 높았기 때문인 점이 있겠지만 100달러 이상 떨어진 것이다. 한편 1980년 2월, 즉 40년 전의 850달러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하여 계산해 보면 지금의 2,590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6

 

얼핏 계산해 보면 금값에 대한 40년 전 예측은 조금 빗나가 보인다. 아직 금값이 2,500달러를 넘긴 적은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아주 많이 틀렸다고 볼 수는 없을 만큼의 차이다. 다시 말해 금값은 사회의 변화와 발맞추어 40년 동안 꾸준히 상승하여 왔다는 뜻이다. 그러니 모두에 이야기한 금이 자산의 보전 수단으로서 훌륭한가에 대한 답은 ‘그렇다’가 맞는 것으로 해야 할 것이다. 최소한 사 두었다가 팔 때 가격이 완전히 하락하여 손해 때문에 팔지도 못하고 발만 구를 그런 가능성은 비교적 많이 적어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반드시 짚어야 할 포인트가 있다. 그것은 아주 효율적인가 하는 것이다. 40년 전 예측이 거의 맞아떨어진다는 이야기는 거꾸로 말하면 예측이 가능한 정도의 변화라는 뜻이다. 당연히 일시적인 급락, 급등이 있겠지만 장기간 통계적으로는 가격이 그리 크게 요동치지 않는다. 즉, 금을 사서 단기간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은 꿈꾸지 않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아이가 돌이 되면 금반지를 선물하는 풍습이 우리나라에 있다. 물론 아이에게 주는 것처럼 하지만 부모에게 아이 키우는 것에 돈도 많이 들 것이니 보태어 쓰라는 따뜻한 마음의 표시다. 잘 가지고 있다가 아이가 크고 필요할 때 현금화해서 쓰라는 배려이다. 시대의 변화에 잘 적응하는 금이니까 말이다.

 

각주

1. 인용 https://www.sedaily.com/NewsVIew/1YXPYQRO70

2. 인용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1606240423b

3. 인용 https://www.etoday.co.kr/news/view/1922707

4. 인용 https://blog.naver.com/sstgold

5. 인용 https://blog.naver.com/asiagoldnam/222416601720

6. 참고 https://www.sedaily.com/NewsVIew/1YXPYQRO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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