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호의 독서 칼럼] 오만과 편견이 명작인 이유

몇 해 전 <오만과 편견>을 읽은 적이 있었다.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특별할 것 없는 로맨스 소설이 아닌가'하는 것이었다. 왜 <오만과 편견>은 오랜 시간동안 명작이라고 불리고 사랑받을까? 그때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다시 <오만과 편견>을 읽고 나서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만과 편견>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사회상과 작가의 삶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오만과 편견>을 집필한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은 18세기 후반, 영국의 스티븐턴에서 목사의 딸로 출생했다. 21살에 첫 장편 소설을 완성한 오스틴은 이후 <이성과 감성>, <에마> 등 여러 작품들을 출판하고 작가로서 인정받게 된다. 그녀의 작품들은 섬세한 관찰력이 돋보인다는 평을 들으며, 현재까지도 다양하게 재구성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1.

 

제인 오스틴의 여러 작품 중 단연 대표적인 작품은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다. 이 책은 베넷 가의 딸들이 결혼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가장 중점적으로 '엘리자베스 베넷'과 '피츠윌리엄 다아시'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베넷'과 '다아시'의 오만과 편견으로 인한 둘의 갈등, 그리고 그들이 오만과 편견을 넘어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사회의 모습과 오스틴의 삶을 알지 못한 채 책을 읽었을 때는 단순한 연애 소설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 배경을 이해하고 나면 이 소설의 가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두 번의 파혼으로 결혼이 가진 경제적, 사회적 의미와 사랑 없는 결혼의 불행을 알았던 오스틴은 결혼의 여러 모습들을 세밀하게 그려냈고 풍자했다. 그 시대를 잘 알지 못하는 나도 그 감정과 상황을 명확히 그릴 수 있도록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당시 '결혼'이 가졌던 의미가 무엇일지 고민해 볼 수 있었다.

 

당시 결혼이 가진 의미는 오늘날의 것과는 달랐다. 결혼은 단순히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맺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결혼은 경제적, 사회적 이해관계를 따져 이루어졌고, 신분 상승의 기회, 혹은 신분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장치로서 존재했다. 특히 직업 활동의 자유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던 여성들에게 결혼은 생계수단으로 생각되었다. 오스틴은 그런 세태를 풍자하고 '엘리자베스 베넷'을 통해 이상적인 결혼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스틴은 사랑 없는 결혼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런 결혼을 택한 사람들을 단순하게 비난하지 않는다. 대신 다양한 상황에 처해 있는 인물들을 등장시켜 독자가 인물의 마음을 이해하고, '만약 내가 그들의 처지에 있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오만과 편견>이 200년이 넘는 시대의 간극을 이기고 현재까지 사랑받고 있는 까닭은 그 시대를 낯설어 하는 독자들까지 글 속에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인 것 같다. 또한, 당시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되어준다. 그리고 이런 장점들이 이 책에게 '고전'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오만과 편견>은 충분히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특히, 섬세한 묘사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추천한다.

 

 

각주

1 참고 및 인용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1642&cid=58814&categoryId=58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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