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의 축구 칼럼] 아스날, 반등의 이유

20위에서 5위, 어떻게 올라왔나

초반 3경기에서 다량 실점을 하고 패하면서, 아스날의 성적은 프리미어 리그 최하위, 20위에 있었다. 2000년대 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양강을 이루던 아스날엔 어울리지 않는 순위다. 아스날의 가장 위대한 감독, 아르센 뱅거의 말년부터 아스날은 지금까지 우승권은 물론이고, 유럽 대항전 진출권도 따내기 힘들었다. 그러나 아르테타 감독의 3년 계획이 드디어 빛을 발하는 것일까. 이후 8경기에서 겨우 4실점을 하며 5위에 안착했다.

 

 

아르테타 감독이 이렇게 아스날을 반등시킨 포인트는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전술의 안정화, 두 번째는 좋은 선수영입이다.

 

첫 번째 전술적 포인트, 안정된 수비 전술이 구축되었다.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은 풀백, 내지는 윙백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이 풀백의 역할을 좌,우 다르게 가져간다. 마치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카일 워커를 수비 진영에 머물게 하고, 주앙 칸셀루를 중앙으로 옮겨서 중원 장악력을 높였듯이 아르테타는 라이트백에 토미야스 타케히로를 센터백처럼 움직이게 하고, 왼쪽에 누누 타바레스, 혹은 키어런 티어니를 깊게 전진 시켜 공격 가담과 전진 압박을 하게끔 했다. 이렇게 전술을 가져가다 보니까 실점이 눈에 띄게 줄었고, 리그 기준 8경기 4실점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여주었다.1

 

추가로 공격에서의 전술 포인트는 라카제트의 활용법이다. 스트라이커에서 라카제트는 득점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라카제트를 한 칸 내린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면서 이 선수의 연계 능력을 극대화했다. 라이트백의 아쉬운 공격 가담과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부카요 사카, 니콜라 페페 등 우측 윙 포워드들이 고립되는 현상이 있었던 상황을 라카제트가 우측 동선에서 공격을 풀어나가면서 좌측 위주로 공격을 진행하던 아스날의 공격패턴을 양쪽에서 가능하게끔 했다.

 

우측에서 라카제트가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좌측에서는 아스날의 유스, 에밀 스미스 로우가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저번 시즌부터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번 시즌 등 번호 10번을 배정받으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시즌 초, 팀 자체가 안 좋은 상황이었기에 스미스 로우도 무엇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이후 경기들에선 스미스 로우는 공격과 수비 모두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오프 더 볼 상황에서 좌측 하프 스페이스 침투를 끊임없이 하면서 많은 득점 찬스를 만들었고, 다량의 공격 포인트 생산을 하였다.

 

두 번째 중요한 포인트는 이적시장에서의 행보였다. 이번 시즌 아스날은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하3였다.2 근데 그 이적생들이 모두 뛰어난 활약을 하는 중이다. 골키퍼엔 애런 램즈데일이 매 경기 슈퍼 세이브를 하고, 팀의 사기를 높인 것, 수비수는 누누 타바레스, 벤 화이트, 토미야스 다케히로로 무려 3명의 수비진을 바꾸었으나 좋은 조직력을 갖춘 것, 미드필더진에서는 삼비 로콩가가 활력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부상자가 아예 없는 아스날을 잘 채워주고, 팀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그러나 단점이 가장 명확해 보인다. 초반 맨체스터 시티, 첼시를 만났을 때와 12라운드 리버풀 전에서 다량 실점을 하는 걸 보면, 확실히 상대적으로 강팀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팀들에겐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상승세였던 아스날이 리버풀과 상대했을 때, 많이 고전했던 것이 그동안 좋았던 세트피스에서의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는 듯해 보였고, 후방에서의 패스 미스가 많아서 빌드업에서의 문제가 생겼었다. 따라서 아르테타 감독이 이제 준비해야 하는 것은 강팀을 잡는 전술을 하나 준비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토트넘이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강한 이유는 손흥민을 필두로 하는 빠른 역습이 강팀에 잘 통해서라고 생각한다. 아르테타도 이러한 역습 전술과 같이 강팀이나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는 팀들을 상대로 하는 맞춤 전술을 하나 만들어낸다면, 아스날의 챔피언스 리그 진출은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아르테타 감독이 부임할 때, 3년을 지켜봐달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 FA컵 우승을 하였지만, 분명히 투자, 기대 대비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르테타의 아스날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젠 어린 선수들의 활약과 영입생들의 적응도 완벽에 가까워지면서 아스날은 앞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일만 남았다. 묵묵히 지켜봐 주던 솔샤르는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경질되었으나 아르테타는 그와 대조되게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르테타의 전술, 투지 넘치는 모습들, 선수로서 보여주었던 능력, 모두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아르테타가 아르센 뱅거의 뒤를 이어서 아스날에서 오랫동안 감독을 했으면 좋겠다.

 

각주

1.참고:https://www.youtube.com/watch?v=iZth_qnXbm8&t=429s
2.참고:https://www.youtube.com/watch?v=0FK4hUHcd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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