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율의 사회현상 칼럼] 너와 나의 유행 고리

트렌드과 집단화

여러분은 '트렌드' 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요즘 트렌드는 이것이야' '트렌드에 맞는 옷' 같이 쓰이는 트렌드는 유행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트렌드라는 단어는 유행보다 좀 더 주체에 따르도록 하는 성격이 짙은 단어입니다. 다시 말해 좀 더 강압적인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겠죠. 이 유행은 사람들을 모으고 응집시키는 성질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집단에서 소외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유행을 이끄는 매체에는 대표적으로 SNS를 꼽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각 온라인상에서의 집단화가 실제 사회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하여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학교나 직장 같은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유행은 거시적인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감성'이라는 해시태그가 현재까지도 인기 있는 실태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플랫폼에서는 '감성적인 어떤 것'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굉장히 높게 나타납니다. 이는 감성적인 것의 대상은 계속해서 바뀌지만, 감성이라는 테두리에 갇혀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또한 잘 변하지 않는 '일상' 등의 태그가 인기 있는 것으로 보아 특별함에 반대되는 이색 카페나 장소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트위터 등의 플랫폼에서는 반대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의 플랫폼들은 일상적이고 소소한 일들보다 범위가 넓고 쉽게 바뀌는 것들에 대한 수요가 큽니다. 예를 들어 연예인들의 열애 사실이나 사건, 사고 등에 관심이 쏠리고 인기를 끄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 때문에 국내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사건이 공론화되는 중심지이며 자극적인 주제에 열광하는 특성을 보입니다.

 

이러한 플랫폼 각각의 특성은 그 플랫폼의 UI와 시스템의 차별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개인과 개인의 소통에 좀 더 중점을 둔 구성이고, 트위터의 경우 ‘실시간 트렌드’ 와 같은 기능은 사회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구성입니다. 학교라는 집단을 예로 들어봐도 그 안의 구성원들은 각기 다른 SNS로, 각기 다른 매체로 서로와 소통합니다. 남들과의 유사점이나 집단 간의 유사점을 찾고 싶어 하는 인간의 특성상 같은 SNS와 매체를 이용하는 사람들끼리 모이게 될 것이고 이는 집단 내의 또 다른 소집단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집단들은 사회적으로 더 높은 위치에 있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어 은연중에 서열을 만들고 그 서열의 높은 곳에 앉고 싶어 합니다.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겨난 갈등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더 많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고 온라인 환경이 가진 여러 특징과 더불어 몸집을 불려 나갈 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불만과 가십은 점점 늘어나기만 하여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집단 혐오주의로 모습을 바꿀 것입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실례를 어느 곳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각 SNS들이 가진 차이점을 예로 들어 갈등을 설명했지만, 이 문제는 사실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충돌하거나 이념이 다를 때와 같이 서로 상극인 어떤 것들이 부딪힐 때 충분히 생길 수 있는 문제입니다. 노동 임금에 대한 의견 충돌로 갈등이 있는 노동자와 회사, 서로 다른 이념을 바라는 두 정당과 같이 모든 집단이 이러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모든 집단이 이러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면, 그 집단에 속한 구성원은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가요. 그저 몰려다니며 집단의 싸움을 거들어야 하는 것일까요? 혹은 문제를 해결하려 대책을 세워야 할까요?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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