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울의 반도체 칼럼] 반도체 선구자, 강기동

 

 

반도체는 과연 누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들여왔을까? 누가 연구를 시작했고, 왜 이 분야가 잠재적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질 것으로 판단했을까? 이러한 궁금증은 반도체를 주제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거쳐 가는 통과의뢰쯤의 질문일 것이다. 나 또한 이러한 궁금증에 휩싸였던 적이 있다. 아직도 내 주위에는 삼성전자의 고 이건희 회장이 반도체를 처음으로 만든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고 학생 대부분은 대한민국 반도체의 역사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핵심 산업의 일부이며, 우리의 미래 전략적 경제 물자인 반도체에 대해서 그 역사조차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규 교과 과정 일부는 5분만 이 칼럼에 집중해 상식을 키웠으면 한다. 

 

1965년에는 미국의 의뢰를 받아 값싼 노동력으로 단순히 트랜지스터 소자를 만드는 등의 일을 맡아서 했다. 그러다가 최초 국산 반도체 칩은 사실 전자시계에 들어가는 용도로 만들어졌다. 애플워치나 갤럭시워치 같은 스마트 워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던 전자시계에도 반도체가 필요했다는 의미이다. 1973년도에는 이런 기술마저 새로운 것이었고 기존에는 물리적으로 시침과 분침이 시간을 가리키던 것을 전자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 반도체였다. 하지만 대중들은 반도체의 원리나 이것이 가진 잠재력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반도체를 연구하고 사업화하기 시작했던 인물이 강기동 박사이며 그가 세운 대한민국 최초의 반도체 회사가 ‘한국 반도체’였다. 나중에 이 한국 반도체 회사를 인수한 회사가 삼성전자였던 것이다.1

 

돌이켜보면 삼성전자의 성과는 매우 놀랍다. 한국 반도체의 트랜지스터 소자 수준의 기술을 전세계 최고의 D램전문 기술로 끌어올렸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과였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 성과를 애초부터 믿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과연 삼성전자의 지도자였다면 과연 이렇게 과감한 도전과 투자를 쏟아부을 수 있었을까? 물론 국가의 전폭적인 세금 지원과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 되었던 것도 사실이나, 삼성전자가 그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며 기회이상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게 가장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결단력과 추진력이 아닐까 싶다.
 

한편 뒤늦게 1999년에 현대전자는 LG전자와 함께 현대반도체라는 회사를 만들었고 이것이 나중에 하이닉스로, 다시 SK에 인수되어 SK하이닉스가 되었다. 이런 사실은 매우 놀라운 여러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지금은 자동차 회사로 유명한 현대가 전자제품을 만들었으며, 생활가전으로 유명한 LG전자도 한때는 반도체에 관심이 있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그들의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정확했다는 평가를 해보았다. 물론 지금은 여러 가지 자본적 문제와 기술적 문제 때문에 다른 기업이 되어버렸으나 그 유산들이 지금까지 전해지면서 세계적인 SK하이닉스 반도체가 탄생한 것이니 매우 흥미로울 따름이다.2  

 

대한민국 반도체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서 재미있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강기동 박사가 처음으로 ‘한국 반도체’라는 기업을 설립해 반도체 생산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면 우리는 현재 어떤 산업에 집중하고 있었을까?  훌륭한 대한민국 국민은 무슨 일이든 잘하니까 다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반도체만큼 더 훌륭히 성공하게 할 수 있는 분야도 없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보았다. 유수의 국내 대기업들이 열심히 반도체 사업에 자금과 기술력을 투자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초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기술역사의 한 획을 긋고 있는 우리의 모습에서 자랑스러움을 느껴본다. 나 역시도 강기동 박사처럼 큰 도전정신과 탐구정신을 품고 한 걸음씩 디뎌봐야겠다.

 

<주석>

1. 참고: https://shindonga.donga.com/3/all/13/3232561/1

2. 참고: https://blog.naver.com/kimcj87/222114642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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