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의 스포츠마케팅 칼럼] 메가 스포츠 이벤트는 과연 경제적 가치가 있을까

 

우리나라는 86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우리가 스포츠 강국임을 전 세계에 증명할 수 있었다. 물론 무리한 추진으로 각종 부작용이 발생했던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대체로 그러한 메가 스포츠가 우리나라 스포츠의 큰 발전을 이끌었던 것도 증명된 사실이다. 많은 경제적 효과를 봐왔고 그때 만들어진 스포츠 시설들이 이후의 스포츠 발전을 주도했으며, 국민으로 하여금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여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후 2002년 월드컵을 치르면서 우리는 자신감을 느끼고 성대한 개최와 상당한 경제적 효과, 그리고 축구 실력에서도 큰 성과와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메가 스포츠 이벤트가 최근에는 과거에 기대했던 그 효과를 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최근 끝난 2020 도쿄올림픽은 예상과는 달리 7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알려졌다.1 코로나바이러스로 여러 가지 우려를 지닌 채 시작한, 도쿄 올림픽은 애초부터 적자가 예상된다고 짐작하는 전문가들이 다수이긴 했으나 적자규모가 이렇게 크게 기록될 줄은 알기 어려웠다. 일본으로서는 이러한 팬데믹 상황이 상당히 안타까웠을 것이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의 실패의 유일한 원인이 코로나 하나뿐이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의 메가 스포츠 이벤트들의 손익을 따져보면 이러한 분위기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2008 베이징 올림픽, 2014 소치 동계올림픽, 2016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대표적으로 손해가 컸던 올림픽이고 이제 각 국가와 도시들은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2

 

내가 생각해 본 대실패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치적 이념이 스포츠에 너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냉전 시대에도 소련과 미국의 다툼 때문에 참여를 거부하여 완전하지 못한 올림픽이 존재했었다. 이제 냉전 시대는 종료되었지만, 아직도 러시아는 스포츠에서 자신들의 패권을 되찾으려고 무리한 시도를 한다. 약물검사에 적발되는 러시아 올림픽 스타들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스포츠 정신은 이미 무너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직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또한,, 중국 심판의 편파판정으로 얻은 중국의 메달은 결코 그 영광을 영원히 빛내게 하진 못할 것이다.

 

두번쨰, 상업성이 너무 짙게 물들어버렸다. 올림픽과 월드컵은 스포츠라는 매개체를 통해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고 아름다운 스포츠 정신을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못했다. 출전하는 선수들의 유니폼에는 국기만큼 큰 후원사의 엠블럼이 스포츠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한다. 또한, 경기장 여기저기에서도 그러한 후원사의 브랜드명은 쉽게 눈에 띈다. 그뿐 아니라, 중계권을 너무도 비싸게 판매하고 그것을 다시 재판매하는 과정에서 방송사끼리의 눈치싸움이 시작된다. 시청자는 오롯이 스포츠 이벤트만을 즐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메가 스포츠 이외에 너무 많은 콘텐츠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 요즘 청소년들은 TV를 많이 시청하지 않는다. 짧은 길이로 재편집된 영상물을 유튜브라는 매체를 이용해 즐기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경기가 끝나도 전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볼 필요가 없으며 중요한 부분만 요약해서 보여주는 채널들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스포츠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볼 이유가 과거보다 부족하다. 또한, 과거와 비교하면 스포츠 말고도 즐길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며, 메가 스포츠 이벤트들이 그러한 콘텐츠들의 재미를 월등하게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스포츠 이벤트들은 조금씩 불안한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다. 2014년 김연아 선수가 아쉽게 은메달을 따던 모습을 실시간으로 즐기며 탄식하며 그 이야기를 학교에서 친구들, 선생님과 나누던 기억이 있는 나에게 최근 경험한 도쿄올림픽과 베이징 올림픽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생소했다.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라고 부르기에는 관심사도 현저히 떨어지고 대중들의 불신 또한 체감됐기 때문이다. 스포츠 이벤트를 기획하는 전문가들이 마케팅 전문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려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주석
1. 참고: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063504

2. 참고: https://blog.naver.com/daishin_blog/222473407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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