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 우리가 과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

 

옴의 법칙, 염분비 일정 법칙, 에너지 보존 법칙 등 온갖 난해한 공식과 계산들은 우리가 흔히 과학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이다. 이러한 이미지는 대중을 과학으로부터 멀어지게 했고, 일부 극단적인 사람들은 과학은 이과를 갈 것이 아니면 공부할 필요가 없는 학문으로까지 여기게 되었다. 그러나 과학은 대중들도 알아야 하는 학문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유사과학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는 과학을 바로 알아야 한다. 다음 글을 살펴보자. ‘인류는 달에 간 적이 없다. 달에는 공기가 존재하지 않아 깃발이 펄럭일 수 없는데, 아폴로 11호가 달의 착륙할 때의 영상을 보면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다. 따라서 인류는 실제로 달에 간 적이 있으며, 우리가 달에 인류를 보냈다는 이야기는 거짓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믿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이 주장을 완벽하게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달 탐사 영상을 살펴보자. 영상에서는 실제로 성조기가 움직이고 있다. 이 영상을 보고 난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혼란에 빠진다. 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스, 버즈 올드린이 달에 갔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당시 영상에 찍힌 성조기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과학이 개입해야 한다. 우주에는 공기 분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공기의 저항으로 인해 물체가 움직임을 멈추는 데에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달 표면의 성조기를 꽂기 위해 깃발이 달린 깃대를 움직였기 때문에 깃발이 깃대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고, 영상을 찍는 내내 깃발의 움직임이 잦아들지 않아 영상 속 깃발이 펄럭이는 것처럼 보인다.이처럼 과학을 바로 할지 못하면 거짓 주장에 현혹될 수가 있다. 필자가 제시한 예시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쉽게 현혹되지 않는다. 그러나 원적외선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원적외선은 열을 방출하는 모든 물체가 내뿜는 빛이다. 실제로 신체에 특별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이나 선풍기를 켜놓고 자면 죽는다는 미신(말 그대로 미신이다. 선풍기의 바람은 산소부족을 일으킬 만큼 강하지도 않고, 선풍기는 공기의 흐름을 만들 뿐이지 온도를 낮추는 역할은 하지 않기 때문에 저체온증 역시 일으킬 수 없다)등 조금만 생소한 분야의 이야기가 과학의 탈을 쓰고 나오면 사람들은 쉽게 현혹된다. 이러한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과학을 알아야 한다.

 

둘째, 과학적 사고능력은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하다. 과학적 사고는 크게 세 가지 요소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의심이고, 둘째는 정량화이며, 셋째는 재검증이다.이는 과학의 영역 안에서만 사용되는 사고방식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권위있는 사람이 한 말이라고 해서 맹신하지 않고 다시 확인해보는 과정에서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결과를 숫자 또는 그래프로 나타내는 정량화 과정에서 그동안 놓치고 있던 것을 찾아낼 수도 있다. 또한 재검증을 통해 자신의 주장의 허점을 찾고 이를 보완할 수 있다. 이처럼 과학적 사고는 과학이라는 범주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인문학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공식과 법칙을 외우는 것은 인생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수도 있다. 그러나 과학을 배우며 얻을 수 있는 과학적 사고방법은 난관을 헤쳐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과학적 지식들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구와 같다. 일단 알고 있으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과 철학은 겹치는 부분이 상당부분 존재한다. 일례로 엑설로드의 실험이 있다.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도 인용된 이 실험은, ‘다양한 종들의 경쟁에서 어떠한 성격을 가진 종이 가장 생존에 유리한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진행한 실험이다. 엑설로드 교수는 TFT(tit for tat), 즉 처음에는 관대하게 행동하다가 상대에게 받은 만큼 돌려주는 전략이 종의 생존에 유리하다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그리고 이 결과를 확대하면 대인관계, 혹은 집단과 집단간의 관계에서 어떠한 선택을 하는 것이 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를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과학은 예술의 영역에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 SF(science fiction, 공상과학소설) 작품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과학적 고증을 철저히 진행한 이른바 하드 SF작품들은 기존의 작품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신인상주의 화풍 역시도 과학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우리 눈이 색체를 인식하는 방식을 포착하고 이를 이용해 점묘법이라는 방식을 그림에 이용한 신인상주의 화풍의 그림들은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성격과 심미적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 과학과 예술이 융합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 것이다.

 

이 모든 예시들은 우리가 과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된다. 세종대학교 물리학과 김건 교수의 말을 인용하자면 문과적 사고와 이과적 사고는 세상을 바라보는 두 눈과 같다. 두 눈을 함께 사용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의 깊이를 인지할 수 있다. 공식을 외우고 연구를 하자는 말이 아니다. 과학의 작동원리를 알고 과학교양서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지식만 있어도 충분하다. 다만 과학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과학 역시 우리가 사는 세계를 기술하는 효과적인 도구라는 사실만 기억한다면 우리는 전에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조_ https://view.asiae.co.kr/article/2021060211254605945

2.참조_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5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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