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종백의 축구 르네상스] 골 판정 뒤집는 'Video Assistant Referee', 오심 '줄줄이' 잡았다

K리그 비디오 판독은 환영. 판독 시간 단축은 숙제.

"축구만큼은 아날로그여야만 한다." 세계적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철학 중 하나이다.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 내부에는 시계와 전광판이 없다. , 심판의 판정을 존중하겠다는 의미이다.

 

최근 축구가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한 경기 한 경기가 절실해지자 심판의 중요성은 순식간에 치솟았다. 때로는 각종 오심이 난발하는 가운데 축구경기는 점점 과열되기도 하였고 심판 판정으로 인해 양 팀 서포터즈가 충돌하는 일도 종종 일어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FAB(International Football Association Board)는 지난 2016년 경기 규칙을 개정하면서 'VAR(Video Assistant Referee)' 제도를 시범 도입하기로 하였다. VAR 시스템은 IFAB가 정한 전 세계 '공통 규칙'에 따라 운용되는 일종의 심판 보조 장치이다.

 

VAR 판독은 경기 도중 심판이 육안으로 판단하기에 무리가 있거나 오심이 나올 확률이 높을 경우 실시하는 최신 시스템으로 경기장 내외에 상주하는 VAR이 실시간으로 촬영된 영상을 판독하여 주심의 최종판정을 돕는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다. VAR과 주심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VAR 판독 실시 여부를 논의하고 이가 득점장면, 페널티킥(PK), 퇴장, 다른 선수에게 카드를 준 상황에 해당할 경우 VAR이 비디오를 돌려본 뒤 올바른 판정으로 이끌어나간다. 단, 퇴장장면이라고 하더라도 다이렉트 퇴장이 아닌 경고누적 퇴장은 VAR 판독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경고 누적 퇴장 장면도 VAR 판독을 실시하게 된다면 모든 경고상황에서 VAR 판독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많은 시간이 소비될 것이기 때문이다.

 

VAR 판독은 크게 3단계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로는 여러 상황 중 주심이 놓친 장면을 VAR이 확인한 뒤 주심에게 판정에 대한 조언이나 VAR을 권유하는 과정이다. VAR이 먼저 주심에게 VAR 판독을 권유할 수는 있지만, 판독에 대한 최종 판단권은 전적으로 주심에게 있다. 두 번째 과정은 주심이 판독을 승인하였을 경우 RA(Revies Area)에서 모니터를 통해 해당 장면을 다시 한번 보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직전에 있었던 상황을 다시 한번 돌려볼 수 있으며 VAR과의 통신을 통해 다양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은 주심의 최종 결정 단계인데 RA에서 영상을 직접 확인한 뒤 최초 판정의 인정 혹은 정정 여부를 양 팀 주장에게 설명하고 반드시 수신호로 표기하게 되는데 VAR 판독 선언부터 최종 판정 통보를 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추가시간에 보상하게 된다. 

 

신속 정확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경기장에는 실시간 영상 송수신이 가능한 8대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야 하고 VAR과 주심 간의 원활한 통신을 위한 최첨단 무선통신 시스템이 서로 조화를 이룬다. 이때 VAR과의 무선 통신은 주심만이 가능하고 주심을 제외한 부심과 대기심은 이 대화 내용 청취하는 것만이 허락된다. k 리그가 이번에 선택한 '차량형 시스템'은 관리가 쉽고 유동적이며 설비 투자비용이 가장 낮다는 장점도 있을뿐더러 경기장 이전 시에도 시스템 운용이 가능해 경제적이고 편리한 시스템이다. 이외에도 '리플레이 센터 설치'와 '경기장 설치' 등의 운영법 있는데 리플레이 센터는 중앙 통제방식으로 운영에 매우 효과적이지만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경기장 설치 같은 경우에는 홈팀의 관리를 받는 공간에 설치하게 되기 때문에 통제 및 보안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프로축구연맹은 차량형 시스템을 선택하게 되었다.

 

현재 국내외에서 자질을 인정받아 K리그 클래식과 ACL에서 활동 중인 고형진 FIFA 국제심판은 지난 15일 간략히 진행된 1:1 문자인터뷰에서 "결정적인 오심이 없어져 팬, 선수들이 오심으로 인해 억울한 경기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없고 심판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VAR을 통해서나마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을 VAR의 장점으로 설명하였다. 반면 "축구라는 스포츠의 특성상 경기의 흐름이 끊기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일부 팀에서 전술로 악용할 수 있고 선수들의 리듬이 갑자기 끊길 수 있으며 심판의 실수를 VAR로 번복함으로써 심판 자질을 지적하는 시선이 많아지고 일부 심판들의 기계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는 점."을 예시로 들며 VAR이 가져올 수 있는 단점까지 언급하며 VAR이 가지고 두 얼굴을 묘사하였다.

 

자신의 위치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 축구 심판분들께서 VAR을 통해 더욱 깨끗하고 공정한 판정이 이루어질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축구팬들의 심정일 것이다. 심판판정이 아날로그이든 디지털이든 경기장 안에서 심판과 선수는 서로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 [류종백의 축구 르네상스]는 경기와 관련된 내용은 물론 축구계의 트렌드를 알기 쉽게 읽어주는 축구 전문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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