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은 영화 칼럼 1] 선악의 대비, 진정한 히어로물이란 무엇인가.

 

일제 강점기, 어렸을 적부터 굉장히 많이 접해본 단어일 것이다. 많이 접해본 만큼 무슨 사건이었는지도 잘 알 것이다. 일단 일제 강점기 시기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찾아보자. 일제 강점기란 일제의 식민지로서 1910년 8월 29일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일본령 조선이 존재했던 기간을 가리킨다. 한국의 역사에서 한국의 근현대사를 시대별로 나누었을 때 약 35년간 이어진 주요 시대 중 하나이기도 하다. 1910년 이후 총독이 조선총독부를 통해 일본 왕의 명을 받아 통치하는 형식으로 식민지배가 이루어졌으며, 정치적 및 외교적으로 전적인 권한은 일본 제국에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민족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현실에 저항하고 맞서는 독립운동가들과 현실에 순응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일제에 충성을 맹세한 친일파 민족들로 갈라지게 되었다.

▶관련 자료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C%9D%BC%EC%A0%9C_%EA%B0%95%EC%A0%90%EA%B8%B0

 

오늘 소개할 영화에서는 이러한 일제 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나라를 되찾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걸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영화 '암살'이다.

 

 

영화 '암살'은 일제 강점기 시대에 자유를 위해 힘썼던 독립 운동가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기리자는 주제를 담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관련된 모든 영화가 그러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암살'은 다른 한국 역사 영화들과는 차이가 있는, 조금 더 신선한 맛이 있는 연출 방법을 택했다. 그 방법을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2012년 방영했던 드라마 '각시탈'을 알고 있는가? 이 드라마를 언급한 이유는 앞서 설명했던 연출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각시탈'은 주인공 '이강토'가 궁핍한 생활에 못 견뎌 돈을 벌기 위해 친일 쪽으로 돌아섰다가, 결국 친형이자 1대 각시탈이었던 '이강산'의 희생으로 마음을 돌려 2대 각시탈이 되는 스토리이다. 결국 이 드라마는 2대 각시탈이자 일본 순사로 활동하는 '이강토'의 아슬아슬한 이중생활 이야기를 그린 셈이다.

 

고단하고 팍팍한 삶을 살아가며 일제에 부당한 억압을 받는 조선인들에게, 각시탈은 한 줄기 희망의 빛으로 묘사된다. 전형적인 히어로물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찍 소리 하나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구제해주기 위해 나타난 정의의 히어로가 한없이 찬양받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보며 자신을 주인공 히어로에게 투영해보기도 하고, 모두가 우러러보는 주인공을 보며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각시탈'도 마찬가지이다. 주인공 '이강토'가 각시탈로서 일본 순사들을 때려눕히는 장면들을 보며 환호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각시탈' 또한 전형적인 히어로물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암살'은 배경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가난에 찌들어 눈물을 흘리는 '각시탈' 속 조선인들과는 달리, '암살'은 신문물을 받아들여 모두가 활기차고 밝은 분위기를 계속해서 보여준다. 이런 연출 방법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선악의 대비가 확실하며, 악이 선에게 온갖 행패를 부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들의 잔인함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굳이 그런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 수 있으며, 오히려 우리가 느끼는 슬픔을 더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 '암살'의 연출 방법이 그 예이다. '암살'에는 비밀 암살 조직단을 결성한 독립 운동가들이 아네모네 술집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 있다. 그곳에서는 모든 이들이 흥겹게 춤을 추고 웃고 떠든다. 마치 일제의 통치는 처음부터 없었던 일인 마냥 즐겁기만 하다. 독립 운동가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춤을 추며 웃는다. 이러한 연출로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것이다. 다시 말해, 모두가 행복해 보이고 생동감이 넘치는 도시 속에서도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목숨 걸고 싸웠던 독립 운동가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 효과를 극대화했다. 어쩌면 너무나 흔하고 진부한 연출 방식을 사용하는 히어로물을 색다르게 뒤집었다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 영화를 보며 큰 감명을 받았고, 이 영화를 보고 꽤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각시탈'도 굉장히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지만, 그 때 느낀 긍정적인 감정은 그저 드라마의 전개 방식이 흥미로워서가 아닐까 싶다. '암살'은 전개 방식은 물론이고 연출 방식까지 더해져 신선한 충격과 재미를 안겨다 주었다. 선악의 대비를 그려내는 히어로물 작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그 작품을 보는 독자들이 충격과 희열을 느낄만한 연출을 택해야 성공한 히어로물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한번 생각해보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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