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연우의 문화 칼럼 12] 작가와의 만남: 조규미 작가님

 

이번에는 <가면 생활자>를 쓰신 조규미 작가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조규미 작가님은 단편청소년소설 「음성 메시지가 있습니다」로 제10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하여 등단했다. 연이어 장편동화 『기억을 지워 주는 문방구』로 제11회 건대창작동화상을 수상하며 다양한 주제와 소재의 작품을 집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장편동화 『9.0의 비밀』 『별을 읽는 소년』, 청소년소설집 『옥상에서 10분만』  『열다섯, 비밀의 방』 등 수많은 어린이 책과 청소년 소설이 있다. 

 

<가면 생활자>는 사용하는 사람의 얼굴을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아이마스크 사의 '마스크'를 둘러싼 이야기이다.

소득이 양극화되어 청소년 기숙사에 버려진 진진과 오타는 아이마스크의 베타테스터가 된다.  자신들의 처지로는 가질 수 없는 마스크를 얻은 진진과 오타는 점차  마스크에 얽힌 비밀과 음모에 말려들게 된다.  아이마스크를 통해 신분의 상승을 원했던 진진과  자신의 처지를 고민하는 오타를 통해서 과연 무엇을 쫓아 사는 삶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바쁘신 와중에 시간을 내어 여러 가지 질문에 답해주신 작가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1. 외모와 신분을 바꿔주는 가면이라는 설정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그 설정을 생각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지요.

 

처음 발상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한 동네에 오래 살다보니 여기를 가든 저기를 가든 아는 얼굴이 많아 때로 불편하더라구요. 그래서 다들 맨얼굴로 다닐 필요가 있나? 모두 가면 같은 것을 쓰고 다니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러다가 가면에 어떤 기능이 있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것이 더욱 발전하여 이야기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아이마스크를 쓰는 주 소비자가 아닌 베타테스터를 주인공으로 삼으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대다수가 마스키드보다는 베타테스터인 진진과 오타의 처지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불합리한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질문하고 답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러한 설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3. 돈으로 아이마스크를 구입하는 사회를 그리셨는데요. 책 속의 사회가 어떤 곳인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빈부격차가 매우 심한 사회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인간의 힘으로 조정이나 수정도 불가능하다는 것이지요.

 

 

4. 안티마스키드란 단체는 어떤 곳인가요. 안티마스키드를 통해서 작가님께서 드러내고자 했던 지점이 있으신가요?

 

거대하고 옳지 못한 권력에게 대항하는 용기있는 사람들이죠. 인간의 역사는 거대 권력과 그에 대항하는 작은 외침의 대결의 연속이었다고 할 수 있죠. 적이 워낙 거대하고 공고하다 보니 작은 외침으로는 이길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약자들이 모여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안티마스키드는 ‘연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5. 진진과 오타는 후에 어떤 삶을 살게 될까요. 그들의 싸움은 해피엔딩으로 끝맺음 되었나요?

 

제가 쓴 부분까지가 제가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이야기는 독자의 몫 아닐까요? 그들이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바라는 독자는 그렇게 생각하면 되고 아니면 또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면 되구요. 작가가 텍스트를 마치는 순간, 그 다음은 독자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6. 평소 캐릭터나 소재를 어떻게 구성하고 구체화하시나요? 떠오른 캐릭터/소재를 어떻게 보관하시나요?

 

대개는 문득 떠오르는 것을 메모해 두어요. 그런 것들 중에서 계속 생각나는 것들이 있어요. 의도했다기 보다는 자연스레 생각이 나는 거죠. 머릿속에서 계속 생각을 이리저리 굴리다보면 캐릭터나 설정 등이 구체화됩니다. 그런 것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될 만하다 싶으면 먼저 시놉시스를 써보고 이야기의 끝까지 구성이 가능하겠다싶으면 쓰기 시작합니다. 

 

 

7. 작업과정이 보통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쓰고 고치는 과정이 반복된다고 보면 됩니다. 장편일 경우 첫 장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장 쓸 때까지 계속 썼다 고쳤다 합니다. 초고를 완성하고 나면 전체를 다시 보면서 수정할 부분을 찾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문장을 계속 다듬습니다.

 

 

8. 작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좋은 작품을 쓰려면 글을 잘 쓰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세계를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이란 타인이 귀중한 시간을 내어 읽을 만한 특별한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하니까요. 그런 글을 쓰려면 생각이 넓고 깊으며 남다른 면이 있어야겠지요. 이러한 준비는 당연히 청소년시기부터 시작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면을 쓰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사는 이야기.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보았을 이야기를 '감정통제'라는 이야기로 풀어내었기에 새롭고 독특했던 것 같다. 사실 우리도 다를 것이 없다. 가면만 쓰고 있지 않을 뿐, 우리도 화장을 하고 우리 자신을 치장하며 다른 사람이 된 듯 본모습을 감추고 살곤 한다. 

 

하지만 언제나 돌아오는 것은 공허함뿐이다. 어쩌면 진정 행복해지는 방법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해주는 것이 아닐까.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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