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형의 독서 칼럼] 간호사는 헌신의 아이콘이 아닙니다

지난달 27일,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발생한 중앙보훈병원에서 환자와 접촉한 간호사를 7평짜리 방에 단체로 격리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병원 측은 환자가 머물렀던 병동을 코호트 격리하고 이동을 제한했다. 확진자와 접촉한 간호사를 격리하는 과정에서 병원은 간호사 15명을 약 7평짜리 당직실에 격리하도록 했다.1

 

이 기사를 접하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주의하고 있는 요즘, 감염된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을 7평이라는 좁은 방에 15명이라는 많은 인원을 격리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감염된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이 혹여 그 방에서 한 명이라도 감염되었다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실수를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가격리대상자는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사 속 중앙보훈병원은 민간 병원이 아닌 공립 병원이라는 점도 놀라웠다. 간호사를 진로로 희망하고 있는 나로서는 나아지지 않는 간호사 복지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 뿐이었다. 이런 대접을 받는데 어떤 간호사가 앞으로 코로나 종식을 위해 몸 바쳐 일할 수 있을까? 이 기사를 접하고 간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조금이나마 힘쓰고 싶기에 오늘은 '무너지지 말고 무뎌지지도 말고'라는 책을 다뤄보고자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백의의 천사' 간호사라는 직업이 마냥 보람과 사명감에 둘러싸인 직업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에서는 얘기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5년 차 간호사로 일하며 느꼈던 감정, 그리고 여러 상황을 겪어가며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이다. 세상은 간호사라는 직업을 헌신의 아이콘이라고 여기며 추앙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간호사는 희생의 아이콘이 아닐까라고 느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간호사의 중요성, 간호사를 향한 요구는 점점 늘어가고 있지만 정작 그들을 위한 법적인 제도나 복지, 사회적 인식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생과 사의 경계에서 죽음에 무뎌지는 저자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병원이라는 곳은 죽음과 가깝기에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죽음에 대해 더욱더 무뎌질 수밖에 없고 무뎌져야만 한다. 나도 이 책에서처럼 내가 간호사일 때 누군가의 죽음에 계속 슬퍼했다면, 병원에서 버틸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물론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관점에서 보면 감정이 없다고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죽음에 무뎌져야만 다른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일을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내게 여운을 준 문장이 있다.' 불완전한 마음을 지닌 인간이 아픈 몸을 가진 사람을 만나 그를 돕고 돌보고 지켜보며 같이 아파하고 회복하는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때로 무너졌고 무뎌지기 위해 돌아섰으나 사람을 대하는 이 일은 내 결심대로 되지 않았다.' 간호사들은 영웅이 아니다. 단지 우리와 같은 감정이 있는 인간이지만 무뎌지기 위해 애쓰는 사람일 뿐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간호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 되며 요구가 점점 늘고 있지만 여전히 처우 개선에 있어 진전이 없다고 느꼈다. 정말 간호사가 필요하다면 그에 맞는 복지 개선을 위해 힘쓰고 간호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길 간절히 바란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인용: https://news.joins.com/article/23869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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