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서의 영화칼럼] 주토피아로 꾸는 꿈

주토피아를 보고 나서

여우와 토끼가 함께 살아가고 기린과 햄스터가 함께 살아가고 사자와 나무늘보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 모든 동물들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가는 도시. 영화 주토피아이다. 

 

 

주토피아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영화로, 2016년에 개봉했다. 영화 제목은 동물을 뜻하는 ZOO와 유토피아를 합쳐서 ZOOTOPIA라고 한 것이다. 영화 제목처럼 여기서는 정말 다양한 종의 동물들이 꿈의 세계라 불리는 도시, 주토피아에 모여 살아간다. 

 

내가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개봉 당시 영화관에서였다. 평소에 디즈니 영화를 좋아하였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하고 갔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정말 다양한 동물들의 개성 있는 캐릭터들과 눈을 사로잡는 디테일한 도시의 풍경들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던 것 같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이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개그들과 사회풍자 등 어린이들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었다. 그 다음에는 명절 때마다 티비에서도 보았고, 올해에는 넷플릭스로 이 영화를 보았다. 너무 많이 보아서 이제는 내용도 다 알고 대사도 외울 정도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 영화를 보는 이유는 이 영화가 너무 재미있고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로 나는 세 가지를 꼽는다.

 

먼저, 첫 번째는 이 영화의 주인공 주디의 매력이다. 주디는 토끼이고 주디의 집안은 토끼들이 사는 마을에서 대대로 당근 농사를 짓고 있었다. 그런데 주디는 어렸을 때 부터 경찰이라는 꿈을 가진다. 하지만 아무리 동물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주토피아라도 경찰과 같이 험한 일은  맹수들이 담당하고 있다. 자신보다 덩치가 훨씬 큰 동물들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작은 초식동물은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디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토끼들을 괴롭히는 여우를 물리치기도 하였다. 이러한 주디의 자세는 정말 훌륭하다. 분명 자신이 가는 길이 불모지라는 것을 알고 그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걸 알아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사람들이 말려도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외치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다. 나에게도 꿈이 있기는 하지만 막상 그 꿈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면 너무 막막하고 주위에서 다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 이 길이 맞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 당장 눈앞에 놓인 시험이나 수행평가와 같은 과제들을 수행하고, 그렇지 않으면 당장의 행복을 위해서 놀다 보니 먼 미래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지 않고 이를 위한 노력 또한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도 주디처럼 나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꿈이 아무리 불가능해 보여도 내가 도전하고 노력한다면 분명히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주디가 경찰학교에 입학했을 때, 수많은 맹수들 사이에서 그녀가 살아남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나갔다. 그리고 결국 경찰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게 된다. 이러한 주디의 자세를 본받아 살아가고 싶다. 그리고 그녀의 긍정적이고 강한 정신력도 본받고 싶다. 비록 경찰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경찰에서는 그녀를 경찰로 인정해주지 않고 대놓고 그녀를 무시하며 주차단속을 시킨다. 이러한 동물들의 태도에 나라면 꽤 상처를 받고 낙심하여 포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당당하게 맞서고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주차단속 또한 열심히 한다. 주디의 이러한 태도는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칠 많은 시련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두 번째로는 주토피아 시의 디테일하고 재미있는 경관이다. 주토피아 시는 전체적으로 현대의 도시와 같은 모습이지만 생기발랄하고 활기찬 색감과 분위기가 정말 사랑스럽다. 그리고 우리 사람들은 생김새가 거의 비슷하고 몸집이 크게 차이가 나진 않지만, 동물들은 엄청 조그만 레밍, 땃쥐들부터 엄청 큰 기린, 코뿔소 등의 동물들이 있기 때문에 각자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시설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더 좋았다. 예를 들어 땃쥐들은 땃쥐들만 이용하는 작은 마을이 있었고, 기린의 출입구는 그들이 키처럼 커다랬다. 

 

세 번째로는 주디와 닉의 케미이다. 닉은 여우인데, 여우는 교활하고 믿을 수 없다는 사람들의 편견에 상처를 받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자신 또한 그렇게 살아가겠다고 하는 사기꾼이다. 주디는 어렵게 맡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닉의 불법행위를 눈감아주기로 하고 그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하지만 그는 제대로 도와주지 않았고 결국 주디는 사건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데, 이때 자신이 옛날에 차별받았던 것이 생각난 닉이 주디를 도와주면서 그들은 친구가 된다. 영화 초반에 여우가 토끼들을 괴롭혔던 것에 반해 닉과 주디는 친구가 되었는데, 이를 통해 사회적인 편견이 깨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둘이 티격태격하면서 주고 받는 대화들이 재치 있고 재미있었고, 둘이 처음에는 앙숙이었다가 나중에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는 것이 재미있었다. 

 

주토피아는 앞서 말한 것 외에도 정말 많은 관전 포인트가 있다. 특히 마지막 부분의 반전은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편견을 깨버리며 부끄럽게 만들었다. 다양한 동물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도시 주토피아는 이제는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세계화로 지구촌 안에서 같이 살아가는 우리 사회를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다름을 인정하는 동시에 존중하고 다같이 화합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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