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혜의 독서 칼럼] 살과 죽음 사이의 도서관

자정의 도서관에서 만나는 인생의 두번째 기회

 

"후회하는 일을 되돌릴 기회가 생긴다면 다른 선택을 해보겠니?" 작가 매트 헤이그가 쓴 책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읽었다. 이 책은 항우울제를 달고 살아가는 주인공 노라 시드의 이야기를 쓴 소설책이다. 노라 시드는 주변 사람들을 모두 잃고 고양이까지 잃게 된다. 그렇게 유서를 남긴 채 자살을 택한다. 하지만 죽은 그녀가 도착한 곳은 천국이나 지옥이 아닌 '도서관'이었다. 도서관은 그녀가 학창 시절에 많이 간 곳이며 그곳의 사서였던 엘름 부인도 있었다. 도서관에는 이동자(인생 여행을 하는 사람)인 노라시드를 도와주는 엘름부인과  <후회의 책>을 비롯한 다양한 책이 있었으며 그 책들은 모두 노라 시드의 다른 인생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티켓같은 것이었다. 그곳에서 노라는 다양한 인생을 하게 된다. 그렇게 <후회의 책>은 점점 없어져간다. 유명한 가수가 되는 삶, 포도밭에서 와인을 만드는 삶, 좋아했던 사람과 결혼하는 삶 등 모든 삶을 겪었지만 결국 마지막에 그녀가 택한 삶은 '그녀가 죽기 전의 삶'이었다. 아마 이 칼럼을 보는 사람들 중에서 왜 노라 시드는 예전의 삶으로 돌아갔는 지 궁금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 궁금증이 있다면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이 책을 읽고 내 삶에 대해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후회와 희망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내가 산 인생은 길진 않지만 후회되는 일이 많다. 하지만 사실 다른 삶에서도 후회는 반드시 존재한다. 평소에 내리는 수많은 사소한 선택이 내 인생의 결말을 바꾼다. "사람의 삶에는 무수히 많은 결말이 있어."1 라는 문장이 머리를 울렸다. 인생은 나무와 같아서 매일 매 순간 새로운 가지가 뻗어나간다고 한다.

 

우리가 새로운 선택을 내리면 그 선택은 새로운 가지가 생긴다. 그리고 그 가지는 새로운 가능성을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인생에는 무수히 많은 선택이 있을 것이다. 과연 내가 해온, 내가 할 선택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하고 궁금해졌다. 또한 내가 내린 결정은 최선의 결정이었으니 후회하지 말아야겠다. 이 책을 읽고 내가 후회했던 일을 떠올려 보며 과연 나의 <후회의 책>에는 무엇이 적혀있을까 생각했다. 어떤 길을 가도 반드시 후회는 있으리. 본인이 이 결정을 내린 만큼 최대한 후회를 줄여가며 그 안에서 희망을 찾고 그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지금 삶을 돌이켜 볼 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어떻게 나은 삶을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나는 결코 되고 싶은 사람이 다 될 수 없고, 원하는 삶을 모두 살아볼 수도 없다. 원하는 기술을 모두 배울 수도 없다. 그런데도 왜 그러길 바라는가? 난 내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정신적 육체적 경험의 모든 음영과 색조와 변주를 살아내고 느끼고 싶다." 실비아 플라스가 했던 말처럼 나도 내 안의 모든 가능성을 찾아내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후회를 덜 하는 삶을 살아봐야겠다. 모든 삶은 살아봐야지만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해봐야만 안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도 자신의 가능성에 도전해보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각주

1.인용-『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p.84

2.참조-『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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