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현의 미술 칼럼] 당신은 도덕주의와 심미주의 입장 중 어느 쪽인가

 

사람들이 문화생활에 많은 시간을 들이게 되면서 예술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졌다. 그러나 뉴스에서, 신문에서 예술가들이 과거에 잘못했던 일들과 발언들이 밝혀지면서 사람들은 실망하고 그들에게 혐오감을 느끼기도 하며 그들이 이전에 제작하거나 참여했던 작품들에 대해서도 반감을 가진다. 작품이 매우 훌륭하고 제작 당시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더라도 예술가에 대한 부정적인 사실이 밝혀지면 관심도가 크게 줄거나 비난을 받고 심지어는 사람들이 그 작품을 찾을 만한 경로를 차단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예술을 순수하게 예술로 보지 않아서 훌륭했던 작품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 예술가가 과거에 저지른 잘못은 그들이 제작한 작품들과 별개로 보아야 할까? 아니면 하나로 보는 것이 옳을까? 그것은 자신이 도덕주의의 입장인지 심미주의의 입장인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도덕주의란 도덕적 교훈이 작품 속에 담겨 있어야만 그것을 예술작품으로 인정하는 입장이다. 도덕주의는 아무 의미 없거나 선정적으로 보이는 작품은 예술이 아니라고 비판하며 형식보다는 내용에 집중한다. 반면 심미주의는 예술을 예술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예술에 도덕적 교훈이 담겨있어야 한다고 보며 예술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보고 내용보다 형식에 집중한다.(참고-생활과 윤리 수능특강)당신은 도덕주의와 심미주의 중 무엇에 가까운가?

쉽게 말하자면 뉴스에 범죄를 저지른 아티스트를 보면 작품에 있어서도 돌아서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은 도덕주의이다. 그러나 범죄를 저지른 예술가의 작품, 또는 범죄를 저지른 가수의 노래 등을 제작자의 행위와 관계없이 작품을 작품으로만 볼 수 있다면 당신은 심미주의에 가까울 것이다. 작품과 예술가의 영역을 분리시키기란 쉽지 않고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도덕주의의 입장대로 덕과 예술을 하나로 보게 되면 예술의 범위는 너무 좁아질것이고 예술의 검열을 찬성하면서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대중들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1

반면 심미주의의 입장대로 모든 작품을 예술로 인정한다면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제작물들 마저도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라는 말이 너무 추상적이라서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런데 여성 혐오주의자, 소아성애자, 성폭행범, 14명의 사생아를 둔 카사노바, 살인자 등이 예술계에서 이름을 날리며 활동했었다고 한다면? 모두 있었던 일이다. 대중들은 잘 모르지만 범죄를 저지르고도 찬양받으며 예술 활동을 하던 유명한 예술가들이 꽤 존재한다. 그런데 그렇다고 그들의 작품까지 폄하될 필요가 있는가? 그러나 만약 피해자에게 고통을 주려고 만들어진 작품이라면? 도덕주의와 심미주의의 입장 차는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풀지 못한 과제이다.2

 

이 문제를 방관하기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예술로부터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고 이는 예술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발전해가는 만큼 예술도 변화할 것이다. 다양한 형태와 종류의 예술 생겨날 수밖에 없다. 그에 따라 사람들의 인식도 발전해야 하고 이런 문제에 있어서 현세대와 미래세대를 모두를 위해 고민해 보아야 한다. 작품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랬다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예술에 의해 통제받거나 예술이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지경에 도달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떤 입장을 가지느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입장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도덕주의 입장이든, 심미주의 입장이든 한쪽에 치우쳐 생각하게 되면 잃게 되는 것들이 너무 크고 많다. 따라서 이 두 입장을 잘 조화시켜 작품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이 둘 사이에 명확한 기준이 없고 어떨 때는 예술작품으로 인정되고 어떨 때는 인정되지 안된다는 것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 더 많은 예술 작품들이 끝없이 등장할 것이고 범죄를 저지르는 예술가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대중의 반응들이 중요해질 것이며 적절한 기준도 생겨야 할 것이다. 이는 예술가를 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는 훌륭하고 도덕적인 예술가들도 아주 많다. 단지 그들이 비도덕적인 행동을 했을 경우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우리는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두 입장의 조화를 추구해야한다. 예술을 예술로 받아들여 예술인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면서도 생명권 침해와 범죄 등을 정당화해서는 안된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고-생활과 윤리 수능특강
2.인용-http://youtu.be/m8nbaWWb2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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