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의 스포츠마케팅 칼럼] 스포츠 선수의 징크스, 마케팅의 일부

 

나는 어릴 때부터, 운동경기를 관람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친구들과 몸을 부딪치면서 선수로서 뛰는 것까지 매우 좋아했다. 스포츠가 나에게는 한가한 시간에 즐기는 단순한 놀이는 아니었으며, 항상 승부욕을 가지고 누군가를 넘어서고 이기기 위해 땀과 눈물을 흘렸다. 이렇게 스포츠는 단순 애호가인 나에게도 열광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소재였고 내가 응원하는 팀이 중요한 경기에서 지는 날이며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 날이면 ‘오늘은 골대에 공이 많이 맞아서 진 거야.’, ‘꼭 저 선수가 나오면 이기네.’ 라는 식의 비논리적인 징크스를 이유로 끄집어내곤 한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징크스에 관한 이야기이다. 스포츠에서 과연 징크스는 어떤 의미이며, 단순한 핑계나 미신 정도로 생각하면 끝날 하찮은 존재인지 깊이 있게 분석해보기로 하자.

 

먼저 유명한 징크스를 몇 가지 소개해보겠다. 영국 축구리그의 명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데이비드 베컴’은 지금도 회자할 정도로 매우 뛰어난 선수였다. 그런데 이런 훌륭한 선수가 비논리적이게도 경기 전날, 음료수가 쌍으로 배치되지 않으면 불운이 있을 것이란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야구리그에서 1,942경기를 소화하고 올스타로 선정되기도 했던 ‘모이시스 알루’는 자신의 손 위에 소변을 보는 징크스를 가지고 있었다. 그 역시 굳은살을 없애기 위해서 하는 행위라는 비논리적인 말을 뱉었다.1

 

나는 이렇게 비논리적인 운동선수들의 징크스가 매우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매우 소모적이고 때론 비위생적이기도 한 행위이지만, 이것은 그들에게 관심을 끌게 만드는 한 가지 요소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은 실력에서도 특출난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들이 그런 성과를 다음 시즌에도 계속 달성하기를 원한다는 깊은 염원을 내포하고 있는 행위로 보여 그들의 태도에 존경심까지 생겨나기도 했다. 심지어 후배 선수들도 나중에 그들의 징크스를 따라 하는 등, 징크스는 단순한 미신 이상의 것이 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런 징크스는 구단과 리그 관계자들, 특히 마케팅 관계자들은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KBO 박한이 선수의 준비동작 징크스를 지켜보면 매우 재미있다. 24초 동안 장갑을 고치고, 소매를 만지고, 배트를 닦고, 발을 비비고, 바닥의 금을 지우고, 다시 긋는 등의 행위를 한다.2 이 루틴이 끝나야 그는 타석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이 장면을 본 사람이라면 야구에 흥미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박한이 선수에게 흥미를 갖게 될 것이다. 이것이 야구 관람의 시작이 될 수 있고 여기서 홍보와 마케팅이 시작될 수 있다고 나는 본다. 

 

프로 선수들에게 스포츠는 자신의 존재가치이며, 그것으로 자신의 삶을 써내려간다. 심지어 그들은 스포츠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가족들의 삶을 지탱하기도 한다. 그들에게 스포츠는 나와는 또 다른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이런 징크스는 그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행동이다. 마치 종교처럼 약해진 마음을 의지할 행위를 창조해낸 것으로 생각한다. 스포츠 과학 전문가들도 최근에는 이런 징크스를 없애기보다는 잘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고 한다. 징크스는 이용하고 정복해야 하며 스포츠 일부로 인정해야 한다.

 

<주석>
1. 참고: https://www.sweetway.co.kr/153
2. 참고: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20140910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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