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우의 시사칼럼 1] 셧다운제, 들어보셨죠?

얼마 전 필자는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신데렐라법'으로 불려지는 셧다운제에 관한 불평을 들은 바 있다. 학원에서 돌아와 잠시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는 도중, 자정이 되자 갑자기 게임이 멈춰서 랭킹이 내려갔다는 이야기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 게 아니다. 종종 친구들 사이에서 이런 불평 아닌 불평을 듣곤 했으니까. 


알다시피 셧다운제란,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심야 시간의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중독을 예방하고 건강 악화를 막기위해 마련되었다. 나는 온라인 게임을 하지는 않지만 내 친구들, 청소년들이 직접 경험하고 있는 이 제도를 함께 생각하고 판단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셧다운제는 그 취지에 맞게 잘 시행되고 있으며, 또 이 제도가 정말 정당한 것일까? 


셧다운제 시행

무엇보다 셧다운제는 과연 제대로 시행되고 있으며, 그 목적에 맞게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을 충분히 예방하고 있는가? 실제로 물리적인 시간, 즉 야간 시간대에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는 시간은 분명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주변에서 편법이라면 편법, 꼼수라면 꼼수를 많이 보았다. 예를 들어, 친구 중 한 명은 어머니 핸드폰을 몰래 가져가서 성인인증을 받아 아이디를 만들어 놓는다. 그리고 셧다운이 된 후에는 그 아이디로 게임을 이어간다고 한다. 이것 말고도 그들 내에서 수많은 방법들이 공용되고 있을 것이 분명하며, 이것은 제도의 한계를 보여주는 반증이지 않을까? 모르긴 해도 통계적으로 보았을 때 아마 자정 이후 성인의 게임 시간이 더 늘어났을 것이라 확신한다. 따라서 이런 것들을 제대로 감시하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셧다운제가 효과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셧다운제가 끼친 영향

다음으로, 그렇다면 셧다운제 이후 청소년의 게임 중독 현상은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는가? 게임 중독까지는 아니지만 게임 레벨이 꽤 높은 우리반 ㅇ군은 셧다운제 이후 게임을 하고 싶은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고 한다. 그 이후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고 게임 생각에 잠도 오지 않았다며, 셧다운제가 자신의 건강까지 해치고 있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래서인지 학원 가기 전, 혹은 집으로 가기 전 삼삼오오 모여 교정에서 게임을 하는 학생들을 자주 목격한다. 학원 끝나고 가면 셧다운제 때문에 시간이 없고, 낮 시간 틈틈이 게임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더욱 간절해지는 것이다. 필자도 음악 듣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데, 셧다운제가 적용된다고 생각하면 이런 친구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겠다. 따라서 이런 현상이 과연 셧다운제를 통해 게임중독을 막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셧다운제는 과연 정당한가? 악법도 법이라서가 아니라 - 실제 내 친구들 사이에서는 악법 중에 악법이지만 - 이 제도가 정말 정당한가를 살펴봐야 한다. 일단 필자는 셧다운제가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본다. 아무리 청소년일지라도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선택을 할 자유가 있다. 그런데 하물며 하루의 1/4 정도까지의 자유를 빼앗는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처사다. 실제로 개인 사정으로 밤에 게임을 해야 하는 미래의 프로게이머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헌법재판소에서 셧다운제가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렸기에 더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만, 단순히 물리적 시간을 정해 금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게임총량제 같은 제도를 만들어서 청소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셧다운제에 대한 필자의 최종적 의견

필자는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서 2년 간 산 경험이 있다. 거기서 초등학교를 다녔었는데, 거기 아이들도 온라인 게임을 무척 좋아했었다. 그러나 게임 중독이라는 말도 거의 들어보지 못했고, 셧다운제 같은 제도는 더더욱 없었다. 왜 그럴까? 필자는 이것이 물리적 제한만으로 풀지 못하는 문화적, 교육적,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본다. 이런 점에서 셧다운제를 보완하고, 그에 앞서 청소년들이 게임중독에 빠지는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보는 게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제안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칼럼소개- 안녕하세요. 보평중학교 칼럼니스트 권영우입니다. 청소년의 눈으로 바라보는 우리 사회, 세상이야기를 진솔하지만 날카롭게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제 칼럼 많이 읽어주시고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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