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에게 김신욱이란 무엇일까?

위기 속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다시 한번 김신욱을 불러들였다.


어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는 한국의 일방적 점유율 우세에도 불구하고 1점 차 패배를 맛봤다. 이날 경기에서는 지난 5번의 최종예선과는 달리 김신욱이 좀 더 일찍 모습을 드러냈다. 전반전에 선취골을 내주자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정협을 빼고 김신욱을 투입했으나 이는 곳 대실패로 이어졌다. 이제부터 그 원인을 알아보자.


우선 김신욱 투입 후 후반 45분 동안 별다른 전술 없이 롱볼로만 공격이 이루어진 점이 첫 번째 원인이다. 사실 축구에서 롱볼 전술이란 워낙 상대에게 읽히기도 쉽고 가능성도 희박해 정말 중요한 시간에 짧게나마 쓰는 전술이다. 지난 우즈벡 전과 같이 종료 20분 전 쯤에 짧게나마 사용해 순간적으로 상대 수비의 실수를 유발하고 우리에게 위협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어제는 후반 시작부터 경기 종료까지 45분 동안 이 하나의 전술과 김신욱의 머리에만 의지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상대에게 쉽게 읽히고 공격은 풀리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맨유의 즐라탄이나 스토크시티의 크라우치 같은 장신 선수들을 두고 각 팀 감독이 롱볼 위주의 공격만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지는 않는다. 물론 그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공격수들이고 워낙 발기술도 좋아 그렇겠지마는 이는 김신욱도 마찬가지다. 그간 k리그와 다른 A매치에서도 보여줬듯 김신욱은 2선과의 연계플레이뿐만 아니라 감각적인 슈팅들도 많이 보여준 한국의 대표 공격수이다. 그러나 그런 그를 단순히 롱볼 플레이용으로만 사용하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으로는 김신욱을 받춰줄 선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의 김신욱 활용법을 보면 김신욱이 헤딩으로 떨군 공을 다른 선수가 리바운드해 슈팅으로 연결하는 플레이가 다반수였다. 그렇게 되면 결국 김신욱 활용법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측면에서 활발한 크로스 뿐만 아니라 리바운드해 마무리 슈팅까지 연결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어제는 이와 같은 상황이 나오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그 마지막 슈팅으로 연결하는 선수가 없었기에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구자철은 내려와서 플레이 했고 지동원과 남태희는 측면에만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보니 중원이 비어 김신욱이 헤딩으로 떨군 공은 모두 중국 수비수들의 차지였다. 이렇게 되면 교체카드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필요했지만 어제 슈틸리케 감독의 교체 전술은 완전히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중원이 비다보니 중원을 차지해 리바운드 된 공을 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는 미드필더 자원이 필요했는데 슈틸리케 감독은 전문 측면 자원이 아닌 황희찬을 측면으로 투입시키고 A매치 출전기록이 전무한 허용준을 측면으로 보냈다. 김보경이나 다른 미드필더진의 투입을 기대했었던 우리 국민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선택이었다고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최종예선 1차전 부터 이번 6차전까지 우리 대표팀은 줄곧 4-2-3-1이나 4-1-4-1같은 형태의 전술만 반복했다. 결과에 취해 변화를 택하지 않았던 한국과 패인을 분석해 노력하고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았던 중국의 결과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미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이제는 진짜 변화만이 살길이다. 더는 본인의 자존심이 아닌 팀을 위해 더 나아가서는 월드컵을 위해 진짜 변화를 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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