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준의 스포츠칼럼 7] EPL 7팀의 여름나기

이적 현황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혼돈이었다. 상위권 팀들의 고른 전력으로 순위가 자주 뒤바뀌었고, 항상 좋은 성적을 내던 팀들의 경기력도 들쑥날쑥했다. 그리고 시즌 갈무리에, 프리미어리그의 팀들은 이런 혼돈을 소멸시키기 위한 선수단 보강을 고대했다. 이런 기다림 끝에, 이적 시장이 찾아왔고, 스카우트들은 구단을 만족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적 시장의 반이 지난 지금, 가장 활발한 팀들은 프리미어리그의 상위 7개 팀(첼시, 토트넘, 맨시티, 리버풀, 아스날, 맨유, 애버턴)이다. 이들 중 활발한 행보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한 팀들도 있다. 반대로 엄청난 성과를 낸 팀도 있다. 그들의 성과는 평가 기준이 되는 법이다. 평가에 힘입어 그들의 성과에 따른 이적 시장 순위를 매겨 보았다.

 

7: 아스날

영광의(?) 7위는 아스날이다. 지난 16/17 시즌은 그들에겐 최악의 한 해였다. 주전들의 줄부상과 안타까운 경기력으로 좀처럼 반등을 하지 못했고, 결국 오랫동안 유지되었던 4위 과학이 깨졌다. 이 같은 추락이 팬들의 벵거 퇴진 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분위기가 이적 시장에까지 이어진 듯싶다. 아스날은 7월에 라카제트라는 엄청난 공격수를 영입했다. 그들이 오랫동안 바라던 영입이기에 라카제트는 더 힘이 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 영입 소식을 들리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두 명(콜로시냑 포함)으로 시즌 준비를 하게 된다. 산체스와 페레즈의 이탈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공격적 영입이 필요해 보인다.

 

6:토트넘

토트넘은 젊은 팀이다. 가장 적은 평균 연령으로 프리미어리그 2년 연속 2위를 기록했다. 젊음으로 인한 자신감 때문인지, 이번 이적 시장에서는 소식조차 들리지 않는다. 아마 이번 여름에 가장 조용한 팀일 것이다. 카일 워커를 보낸 것을 제외하면, 아무 움직임이 없다. 하지만 무소식이 희소식인 법이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적이 워커밖에 없다는 것은 그만큼 토트넘이 집안 단속에 열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실을 다지는데 사용한 토트넘의 이번 여름은 다음 시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5:리버풀

지난 시즌을 꽤 좋은 성적으로 마친 리버풀은 시즌이 끝난 후, 챔피언스리그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영입을 할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소극적인 이적 시장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마네의 폭발적인 활약으로 측면에서 재미를 본 리버풀은 AS 로마에서 윙포워드 모하메드 살라를 영입했다. 그리고 U-20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도미닉 솔랑케를 데려왔다. 그러나 그게 끝이었다. 게다가 520억이나 주고 산 살라도 수비력이 부족해 리버풀의 전술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질적 뎁스 문제와 ‘의적풀’ 본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의 보강이 시급해 보인다. 만약 이 상황에 쿠티뉴마저 이탈한다면, 리버풀의 첫 리그 우승은 한없이 멀어질 것이다.

 


4: 맨유

맨채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시즌 포그바, 미키타리안에 이어서 또 다른 ‘빅 샤이닝’을 영입했다. 바로 로멜로 루카쿠이다. 이번 시즌 루니의 이적과즐라탄의 계약 해지로 맨유는 공격수 걱정에 시달렸다. 이적 시장 초기만 하더라도 레알 마드리드의 알바로 모라타를 꾸준히 노리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항상 거절당하기 일쑤였던 맨유에 기적 같은 영입 소식이 들려왔는데, 그것이 루카쿠였다. 루카쿠는 당시 첼시와 링크가 아주 강하게 났던 선수였기에 기적이라 통칭해도 될 만한 영입이었다. 이 영입으로 맨유의 새로운 9번이 생겨났고, 프리시즌에서도 루카쿠는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루카쿠의 영입 전, 맨유는 빅토르 린델로프라는 걸출한 수비수도 영입했다. 그는 맨유에 필요한 빌드업과 탁월한 수비력을 갖춘 선수이기에 그의 안정적 활약이 기대된다. 이런 선수들로 맨유는 다음 시즌도 안심하며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미드필더 쪽 보강까지 이루어진다면, 이번 여름은 맨유에겐 더 좋을 수 없는 여름이 될 것이다.

 

3: 첼시

지난 시즌 콘테의 백 쓰리와 뛰어난 전술, 선수의 능력으로 훌륭한 시즌을 보낸 첼시는 일찍이 카바예로와 바카요코를 영입하며 부족한 부분 메꾸기에 들어갔다. 베고비치가 나간 자리를 카바예로로 대체했고, 챔스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인 바카요코가 합류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게다가 로마에서 뤼디거까지 영입하며 최고의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영입이 확실시 되었던 루카쿠가 맨유행을 택하면서 취기에 빠졌다. 당시 콘테 감독은 코스타를 홀대하며 이적하기만을 바라는 상황이었고, 만약 무산된다면, 그의 마음을 돌려놔야 했다. 평소 기행을 일삼던 코스타이기에 이미 마음이 떠난 그를 잡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이런 위기 속에서 첼시의 보드진들은 정신을 놓지 않았다. 그들은 맨유의 타겟 이었던 알바로 모라타를 목표로 했고, 많은 노력 끝에 그를 영입했다. 첼시의 새 9번이 된 모라타는 최전방 요원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팬들은 영입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기에, 더 그에게 관심과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2: 맨시티

그 유명한 만수르가 구단주로 있는 맨시티는 이번에도 ‘미친’ 행보를 이어갔다. 시즌 후 노쇠해진 카바예로, 클리쉬, 사발레타, 콜라로프, 나바스 등을 모두 방출하며 개혁을 예고했다. 풍부한 예고편과 더불어 본편도 훌륭했다. 가장 약점이었던 골키퍼를 에데르송으로 채웠고, 고질적 문제인 풀백을 영입하는 데만 1800억 원을 넘게 투자했다. 그 투자로 맨시티의 2300억 원 수비진이 완성되었다. 특히 다닐루를 제외한 워커와 멘디는 각각 프리미어리그와 리그앙에서 최고의 풀백으로 평가받고 있어 가장 좋은 영입들이다. 미드필더 라인의 베르나르두 실바도 최고의 영입으로 손꼽힐 만하다. 완벽한 세대교체를 이룬 ‘젊은’ 맨시티가 다음 시즌 영입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여론이 집중되고 있다.

 


1:에버턴

에버턴이 이적평가 1위에 오르는 것을 예상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에버턴은 알짜배기들로 ‘빅 픽쳐’를 그리고 있다. 스쿼드를 다시 짜는 수준의 영입에 과열화된 이적 시장에서 ‘저비용 고효율’, 이른바 가성비 선수들의 영입이 대거 이루어진 것이다. 애버턴은 지난해 선덜랜드 최고의 골리였던 픽포드, 번리에서 세계적 수준의 센터백 으로 진화한 마이클 킨, 말라가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한 산드루 라미레즈등을 값싸게 데려왔다. 게다가 돌아온 루니와 아약스 주장 클라센 까지 들여와 팬들을 놀라게 했으며, 신예 은예쿠루로 방점을 찍었다. ‘폭풍영입’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가장 고효율의 성과를 낸 팀이 바로 에버턴이다. 이런 성과에 만족을 못 하는지, 에버턴은 스완지의 시구르드손 까지 영입준비를 하고 있다. 벌써 에버턴의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 그들은 충분히 4위 안에 들 자격이 있다.

 

아무리 선수 이적이 많을 EPL이라도 이 정도로 활발하며, 이 정도로 스토리가 있는 이적은 없었다. 그만큼 올 시즌의 이적 시장이 흥미롭고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이번 여름이 지나고 시즌이 시작하면 그 의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팀은 완전히 달라지고 순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EPL의 팀들은 또 다른 반전과 유지를 기대하며 여름을 보내고 있다.


칼럼소개 : 성준의 스포츠칼럼 90는 주로 해외축구에 대한 분석과 축구계의 여러가지 사건들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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