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년만의 폭염이라고 합니다. 서울이 40도에 육박하는 등 역대 최고기온을 경신하였으며, 밤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초열대야 현상으로 인해 사람들은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는 밖에 나가기만 하면 땀이 줄줄 쏟아집니다. 한 발자국 내딛기도 힘들고, 그저 시원한 에어컨 바람 밑에 있고 싶습니다. 이처럼 더위는 사람들의 심리를 좌지우지하는데, 사람들의 소비에 큰 영향을 받는 경제가 이 더위와 무관할리 없습니다. 전례 없는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 역시 변화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한여름의 더위와 경제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고자 합니다.
최근 일본의 한 경제연구소에서는 7~9월이 평균기온과 소비의 관계를 분석하였습니다. 20년간의 연구 결과, 평균 기온이 1도 오르면 소비지출이 약 0.5% 상승한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무더위로 인해 에어컨과 같은 피서 관련 제품의 소비 증가로 인한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지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온라인 매장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유통업계의 수입이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더위로 인해 외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어컨 매출의 증가도 기록적입니다. 위메프의 경우 이동식 에어컨의 매출이 약 1135% 급증했고, 다른 피서 관련 가전제품(선풍기, 에어컨) 등의 매출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에어컨의 경우 설치 기간 등으로 인해 7월에는 소비가 감소하는 경향을 띄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제는 생존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탓에 구매량이 늘어나면서 7월 매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불을 쓰지 않고 요리하는 간편식 역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롯데마트의 자료에 따르면, 컵비빔밥 57.7%, 즉석밥 21% 등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였다고 합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경우 기존의 매출 하락 폭이 줄어드는 등, 더위로 인해 매출이 약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 자가용을 이용해 바로 들어갈 수 있으며, 시원한 실내에서 쇼핑이 가능하다는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폭염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끼치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이나 일반 식당의 경우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주로 야외에 위치한 시장이나 번화가의 상점 등에 경우, 외출을 자제하는 경향으로 인해 소비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또 주로 구내식당 등을 이용하는 직장인들로 인해서 식당 역시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또한 국내보다는 국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국내 여행객의 소비는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이 야기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물가 상승인데요. 폭염으로 인해 가축이 폐사하고 있으며, 농,수산물의 경우에도 물가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주 지역에서는 87 농가에서 무려 15만 4천 마리의 가축이 폐사하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동안의 여름 폭염과 물가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결과에 의하면, 여름 기온이 높았던 1994년, 2004년, 2013년, 2016년에 여름물가가 높아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격이 안정되기 전인 초가을,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찾아오면서 축산물 물가가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폭염이라는 자연 현상으로 인해서 경제의 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을이 되고 기온이 낮아진다면 일부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일부 상인들로서는 현재의 타격이 커서 마냥 두고만 볼 수는 없는 처지입니다. 정부의 차원에서 폭염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 등의 우려에 대해서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도 현재 폭염으로 인해서 소비의 변화가 생긴 부분은 없는지, 현재 자신의 소비 모습을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