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권의 독서 칼럼]오만과 편견, 진정한 사랑을 깨우치기 위한 시련의 과정

오만과 편견, 진정한 사랑을 깨우치기 위한 시련의 과정

 오만과 편견의 배경은 18세기의 영국으로 전통적인 귀족 계급이 존재하고 새로운 계층으로 상공업에 종사하는 중산층과 군인 계급이 등장하기 시작한 시기였다. 등장인물들을 살펴보면 가난한 지방 귀족인 베넷가에는 4명의 딸이 있는데 베넷 부인은 배경 좋은 사람들에게 시집보내는 것을 인생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다. 4명의 딸들 역시 각자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나타내고 있는데 장녀인 제인은 자신의 속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으면서 신중한 성격을 나타내고 차녀인 엘리자베스는 가문의 배경이나 재력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겠다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엘리자베스는 당시 시대가 요구하는 여성상과는 맞지 않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 등장인물이 원작자인 제인 오스틴이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를 가장 많이 반영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출처:http://www.aladin.co.kr/shop/book/wletslookViewer.aspx?ISBN=8937460882&mode=image 

 

제인과 빙리의 사랑이야기는 말 그대로 서로의 오해가 엇갈려 생긴 사랑이라고 볼 수 있다. 제인은 빙리를 사랑하지만 겉으로는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으로 인해 빙리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것으로 오해하게 되고, 마침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던 동생 캐롤라인과 제인을 오해한 다시에 의해 둘은 엇갈린 길을 가게 되지만 결국 나중에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에 이르게 된다. 이에 비해 다시와 엘리자베스의 사랑은 소설의 제목과 같이 서로에 대한 오만과 편견이 겹쳐진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엘리자베스는 첫 무도회에서 다시를 볼 때부터 오만한 사람이라는 편견을 가지게 되며 그의 집에서 대화를 하면서 다시 한 번 그 편견을 확인하고 만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언니와 빙리의 관계를 방해했으며 위크햄 역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점점 더 그에 대한 생각은 부정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 때문에 그가 했던 고백 역시 거절하게 되는데 나중에 다시가 많은 부분에 대해 편지로 이야기하고 직접적으로 그녀와 만나 서로의 오해를 풀게 되면서 둘의 사랑 역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우리는 이 소설를 보면서 어떤 점을 깨달을 수 있을까? 가장 먼저 사람에 대한 판단을 단편적으로 내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다양한 개성을 지닌 존재이다. 우리가 봤던 한 인간의 모습이 항상 그 모습으로만 존재한다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물론 아니다. 상황에 따라 변하기도 하며, 특정한 계기에 따라 변화하기도 한다. 소설에서도 역시 다시는 처음에 베넷 부인이 하는 말들을 토대로 엘리자베스를 판단하는 근거가 되었지만 엘리자베스는 그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고, 엘리자베스 역시 다시를 첫 모습으로 오만하고 거만한 사람이라고 판단하지만 자신의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로맨티시스트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오랜 삶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그들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일까? 사람의 첫 모습과 인상이 그 사람에 대한 인식을 결정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타인의 진정한 모습에 대해 고민해 보는 것 역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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