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이의 독서 칼럼] 구름을 운운하자

'구름을 사랑하는 기술'을 배워보자

"하늘을 올려다보면 그곳에 구름이 있다", 눈에 띄는 문장이었다. 지극히 평범한 말에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아니었다.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고 싶을 때가 있다. 비행기 소리에 반응하여 올려다보거나, 비가 와서 올려다보거나, 구름이 많아서 올려다보거나, 기분이 좋지 않아서 올려다보거나, 아니면 목이 뻐근해서 하늘 위를 향해 고개를 올려다보거나. 잘 생각해보면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은 생각보다 자주 있다. 멍하니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도 든다.

 

 

책의 제목은 '구름을 사랑하는 기술'로, 실제 기상 전문가가 구름의 세계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 안에는 구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구름의 종류는 어떤 것이 있는지, 하늘이 푸르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지, 무지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 구름을 시작으로 다양한 대기 현상이 기술되어 있다. 여러 가지 원리의 설명은 물리학에 근거하기 때문에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더러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다.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캐릭터를 활용한 자료와 아무리 내용이 지루해지더라도 책을 덮지 않게 눈길을 끌어주는 많은 사진 자료가 있기 때문이다. 글의 내용이 어렵다면 다 이해할 필요는 없다. 물 흐르듯 천천히 읽어보는 것이다. 머리가 지끈 해지면 옆에 놓인 아름다운 하늘의 사진을 쳐다보면 된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대충 읽고 제시된 사진을 바라보자. 그러면 책을 읽다가 머리 아픈 원리 때문에 꽉 막힌 속이 단번에 뚫릴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구름들, 무지개, 오로라와 무섭게 생겼지만, 위험을 알려주는 하늘의 신호들. 한순간 하늘의 모습에 매료된다.

 

 

작가는 서두에서 구름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기술이란 구름에 대한 이해를 말한다. 물리학에 근거한 다양한 원리들을 이해할 수 없다면 우리는 구름을 좋아할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구름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하여 더욱 깊이 있게 알면 좋다는 것이다. 알면 알수록 어떤 대상에게 더 많은 흥미와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그러니 구름을 쳐다보기만 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조금 더 구름의 영역에 나아가는 것은 어떨까.

 

예로부터 하늘을 올려다보고 기상을 예측하는 것을 '관천망기'라고 한다. 기상을 읽어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 이유는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기상현상이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폭우나 태풍 등으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이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이 아니다. 우리가 하늘에 대해 조금씩 더 알아가다 보면 스스로 관천망기를 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것은 나의 목숨뿐만이 아니라 남의 목숨도 지킬 수 있는 처신술이 된다. 악천후의 징조가 하늘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것을 읽을 수 있는지 없는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그리고 한 발짝 더 나아가서, '감천망기'에 도달해보자. 작가는 우리 독자들이 구름만 바라보는 관천망기에서 구름의 목소리와 마음을 느껴 구름과 소통할 수 있는 경지에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니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이 어떤가? 정말 잠깐이라도 좋으니 하늘을 감상해보자. 작가의 소망처럼, 나는 조금 더 많은 사람이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고개를 위로 향하여 하늘 위에 구름을 바라보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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