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순환도시 만들기

도시화로 인한 홍수피해를 막기 위한 방법

 

구름 한 점 없이 맑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장대비가 쏟아지는 모습을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기상이변, 대기불안정,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한가지 의문을 품게 된다. 저 많은 빗물이 어디로 갈 것인지,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 왜 물 부족 국가를 걱정해야 하는지.

한국지리 수업 시간에 그런 궁금증을 해결했다. '도시화에 따른 하천 변화'에 대한 그래프를 분석하면서였다.

 

 

이 그래프는 예전에 수능시험에도 출제되었을 만큼 각종 참고서나 문제집에 많이 등장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하나하나 분석해보면 요즘 쏟아지는 빗물이 어디로 흘러가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된다.

 

도시화 전후의 하천 수위 변화 그래프를 분석해보면, 도시화 이후 하천의 최고 수위는 도시화 이전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높아졌다. 반면 최고 수위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경과시간은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즉 도시화 이전보다 도시화 이후 하천의 최고 수위가 빠른 시간 안에 급격히 높아지면서 홍수 발생 위험이 커진 것이다. 이는 하천 범람이나 도심 저지대 침수 등으로 이어진다.

 

원인을 찾아보았다. 가장 큰 원인은 빗물의 흡수량 변화에 있다. 도시화 이전에는 숲이나 녹지가 많아 비가 내리면 대부분의 빗물이 지하로 흡수돼 하천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이 적었지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도로와 주거지 면적이 늘고,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등으로 포장돼 빗물이 지하로 흡수되지 못하고 하천으로 빠르게 유입된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물이 유입되어 하수처리시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면 도심 침수나 도시 하천 범람 등 홍수 피해 위험이 커진다. 또 다른 원인은 하천의 직선화 공사에 있다. 구불구불하던 자연하천을 반듯하게 정비하다 보니 유속이 급격히 빨라지고 홍수나 범람이 잦아지는 것이다.

대책은 무엇이 있을까?

개인적인 대책으로는 각 가정이나 직장에서 물주머니를 준비해 빗물을 받아두고 이를 청소나 화분 물 주기에 쓰며 빗물의 하천 유입량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실천이 어려운 만큼 사회적으로 시설을 지원하고 사용을 의무화시키는 방법도 제기되고 있다.

 

사회적인 대책으로는 도심 숲과 공원을 조성해 빗물을 자연적으로 저장하는 방법이 있다. 많은 양의 빗물을 지하에 저장하는 빗물저류조를 설치해 인공적으로 저장하는 방법도 있다. 빗물펌프장을 증설해 홍수를 막는 방법도 있고, 빗물 투과가 되는 재질의 보도블럭을 설치해 빗물을 지하로 스며들게 하는 방법도 있다. 낡은 하수관로를 정비해 빗물이 신속하게 빠져나가도록 하는 방법도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해외 선진국들은 어떤 식으로 풀까? 저 영향 개발 기법을 도입한 '물 순환도시'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

 

"최근 한국은 저 영향 개발(LID·Low Impact Development) 기법을 도입한 ‘물 순환 도시’에서 그 해결책을 찾고 있다. 자연의 자정력을 이용하여 수질오염과 기후변화에 강한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다. (중략)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도 이미 저영향개발 기법을 도입해 수질 개선, 빗물 유출 저감, 열섬 완화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의 경향신문 기고문 인용. 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519030605783)

 

자연 고유의 자정능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도시화를 진행해 홍수를 예방하고 물부족에도 대비하자는 것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도시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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