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빈의 시사 칼럼] 여성 차별은 없다는 이 말

역차별의 형평성

활발했던 미투 운동이 지나간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시점, 다시 정치계의 미투 운동이 시작 되었다. 이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여성 인권의 보호 정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이는 증거가 된다. 이러한 사회적 상황에서 오히려 여성 피해자를 비난하고 그들에게 다시 한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일부 국민 여론에 관하여 심도 깊게 파악해 보자.

 

 

“여성 차별은 없다.” 이 말은 몇 년 전 미투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었을 때 자주 들려온 말이고, 오늘도 누군가는 이 말을 읊조린다. 어쩌면 이 말도 일리가 있다. 나는 지금 남학생들과 똑같은 지위로 학교를 다니며, 선생님들에게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 대우를 받지 않는다. 오히려 요즈음은 남성에 대한 역차별의 문제가 대두되기도 한다. 역차별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사회적 차별을 없애기 위해 실행되는 적극적 우대 조치가 ‘평등성’과 ‘형평성’에 어긋날 정도로 가하게 되는 상황. 하지만 2020년의 대한민국은 남성들이 역차별을 외칠 정도로 여성의 지위가 과거에 비하여 상승된 상황일까?

 

우선 우리의 일상생활 속의 사례부터 들어보자.온몸은 명품으로 두르고 다니는 남성은 ‘허세가 많다‘ 라는 말을, 여성에게는 ’김치녀’ 라는 말이 붙고, 이혼남보다 이혼녀에게, 남성 성 구매자보다 성 판매자인 여성에게 더 많은 비난과 화살이 쏟아지는 부분에서도 우리는 현재까지도 여성이 사회적으로 많은 차별을 받는 대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

 

2번째 사례는 텔레그램 n번 방 사건이다. 최근 수 많은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이 사건이 대한민국의 여성 인권의 실체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텔레그램의 박사방이 사건을 전개하는데 사용한 방법은 피해자 여성들의 개인정보이다.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던 박사방은 이 여성들에 비해 상대적 갑의 위치에 있었고, 개인정보의 유출이 두려웠던 여성들은 그의 요구대로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사건은 칼럼의 서두에 언급되었던 미투 운동과 아주 큰 연결고리가 있다. 상대적으로 여성은 을의 입장, 남성은 갑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물론, 생물학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신체 구조에 있어서 더욱 큰 힘을 지닐 확률이 커 남녀의 입장 차가 발생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사건의 내면의 공통점을 살펴보게 된다면, 남성은 여성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 권력, 재산이 있었고, 여성은 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입장이었다.

                                                                  

앞서 언급된 n번방 사건은 대한민국의 만천하에 널린 여성 차별 사건의 극 일부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대한민국의 어딘가에서는 여성의 인권이 타인에 의하여 훼손되고 있을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민주화가 진전되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기본적인 남녀 차별부터 없애야 하며, 이 과정에는 “여성 차별은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하던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여성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제도적 차원으로 개선되어진듯한 여성의 하루가 아닌 그 하루 속에서 여성들이 겪는 수 많은 모욕적인 상황들을 바탕으로 형성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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