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서의 의약 칼럼] 광유전학, 질병 치료와 기억 조작

기억이라는 분야는 심리학적으로도 의학적으로도 아직 밝혀진 사실이 적은 편에 속한다. 그리고 근래 생명과학계와 의약계에서는 기억이라는 특수한 분야를 광유전학 기술을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서 넓혀가는 중이다. 현재 이 기술은 치매 등을 치료하는데 유용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과학계는 예측하며, 계속해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는 등 현재진행형인 연구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광유전학에 대해 알아보고, 윤리적 관점에서 기억을 다루는 신기술을 바라보고자 한다.

 

광유전학에서 '광'은 빛(光)을 의미하며 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빛을 이용한 유전학이다. 광유전학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채널로돕신이라는 물질을 신경세포에 이식해야 한다. 이때 로돕신은 빛을 감지하는 물질이며, 그 중 채널로돕신은 녹조류에서 발견되고 신경세포에 이식되어 특정 빛을 받으면 정보를 신경세포를 전달한다. 이러한 채널로돕신을 신경세포에 이식하기 위해서 채널로돕신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녹조류에서 추출하여 신경세포의 핵에 넣어 채널로돕신을 만드는 유전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광유전학 기술은 치매 등 질병 치료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 것일까? 녹조류에서 추출한 채널로돕신 생성 유전자를 기억과 관련된 신경세포의 핵에 넣어 채널로돕신을 특정 신경세포에 이식한다. 그리고 특정 빛을 해당 신경세포에 비춰 특정 기억 정보가 신경세포에 전달되게 하는 원리로, 치매 환자들의 잊힌 기억을 다시 활성화해 되돌릴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특정 기억을 잃은 쥐에게 광유전학 기술을 활용하여 기억을 되찾게 한 실험이 가장 유명하다. 

 

앞으로 광유전학 기술은 치매와 트라우마 등 아직 정확한 치료법이 없는 뇌신경학적 질병(특히, 기억과 관련된 질병)을 치료하는 데 매우 활발히 이용될 것이다. 그러나 이 기술은 우리의 기억이 다른 사람에 의해 함부로 조작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위험성을 동반하고 있다. 이는 더는 기억 조작이 SF영화에만 나오는 웃어넘길 수 있는 허황한 이야기기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적 기술로 실현될 수 있는 일이며, 실제 실험을 통해 기억 조작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광유전학 기술은 질병 치료에 쓰이는 등 유용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억 조작에 악용되는 등 위험하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광유전학 기술이라는 신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은 고찰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이 기술은 기억이라는 지극히도 개인적이고 사적인 영역을 다루는 기술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제도 마련과 연구자의 올바른 윤리는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참고 :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7951128&memberNo=5565159&vType=VERTICAL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