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의 전쟁사 칼럼] 동양과 서양이 맡붙은 최초의 전쟁

페르시아 전쟁

인류에게 전쟁은 무슨 의미일까? 지구상 전쟁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시기는 전체 역사의 8% 정도라고 할 정도로 전쟁은 인류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인류 역사의 약 92%가 전쟁인만큼 우리의 현재 생활에도 영향을 끼칠 정도로 엄청났던 전쟁들이 여럿 있다. 이 글에서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전쟁사 중 가장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는 페르시아 전쟁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먼 옛날, 서양 최고의 전사들과 동양 최고의 전사들의 동서양 최초의 전쟁이 발발하였다. 지금의 이란에 위치한 고대 페르시아 제국을 최강으로 이끌었던 다리우스 대왕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세계정복을 꿈꾸며 이집트, 인도등을 정복해나가며 영토를 넓혀갔다.  그렇게 세계 정복의 야욕을 품고 주변 국가들을 정복해 나가던 페르시아는 기원전 500년, 아오니아 인들이 실행한 독립전쟁을 진압하게 된다. 그러나 아오니아 인들의 독립전쟁을 진압하던 중 페르시아는 그리스에 속한 도시국가 아테네가 군대를 파견하여 아오니아 인들의 독립전쟁을 도왔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에게 해의 해상권을 페르시아에게 빼앗기는 것이 두려웠던 아테네가 페르시아를 막기 위해 아오니아 인들의 독립전쟁을 도왔던 것이다. 이를 자국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인 페르시아는 그리스에 선전 포고를 하고 총 3차례의 원정을 시작한다.     

                                                                                                        

 

1차 원정에서 페르시아는 그리스의 영토를 대거 점령하고 아테네를 향해 파죽지세로 나아가던 중 돌연 바다에서 함대가 폭풍을 만나게 되고 그 여파로 1차 원정은 실패하게 된다.  2차 원정은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마라톤 전쟁 이야기이다. 아테네 군과 페르시아 군은 그리스 마라톤 지역에서 격돌하는데 당시 상황은 나라도 작고 수적으로도 열세였던 아테네 군에게 불리해보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테네 군은 페르시아보다 약 33배나 적은 사상자를 내며 대승을 거두었다. 이후 그리스의 한 병사가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40km나 되는 거리를 쉬지 않고 달려와 승리 소식을 전하고 죽었단 유명한 일화도 있다. 

 

한편 페르시아가 두 차례나 원정에 실패한 후, 다리우스 대왕은 결국 숨을 거두고 그 뒤를 이어 크세르크세스왕이 즉위한다. 크세르크세스 왕은 아버지 다리우스 대왕의 원수를 갚겠다며 수백척의 함선과 대군을 이끌고 아테네를 향한 마지막 3차 원정을 시작한다.  3차 원정에서도 그리스 도시국가 연합군의 수는 페르시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였으나 지형을 최대로 활용한 놀라운 전술로 살라미스 해협에서 페르시아 함대를 박살내 버린다. 이 살라미스 해전은 훗날 우리나라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 칼레 해전, 트라팔가 해전과 함께 세계 4대 해전이라 불리게 된다. (참고: 책 '재미있는 전쟁 이야기' 양오석, 송영심 저) 

 

동서양이 맡붙었던 최초의 전쟁이였던 페르시아 전쟁은 결국 서양인 아테네의 승리로 끝이 나게 된다. 만일 아테네가 그 전쟁에서 졌더라면 유럽과 서양의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우리는 알렌산더 대왕도, 플라톤도, 아리스토텔레스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세계 1,2차 대전도 없었을 것이며 프랑스, 영국, 독일, 미국 등 유럽에 뿌리가 있는 나라들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하나의 전쟁이 세계를 완전히 뒤바꾼 것이다. 

 

이 전쟁을 보며, 당시 페르시아에 비하면 훨씬 약소했던 아테네가 전략과 운으로 페르시아를 이기는 것을 보며 전쟁은 힘으로만 하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으며 그와 동시에 당시 노예제도 존재하지 않았고 여성 인권도 존중하는 등 아테네에 비해서 훨씬 문명이 발달해있었던 페르시아가 아테네를 이기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페르시아 전쟁은 세계 전쟁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쟁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중요한 전쟁이였다.  그 결과가 좋든 나쁘든 세계사를 완전히 바꾼 전쟁이였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 전쟁을 기억해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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