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리의 디지털 칼럼] 인터넷 보안, 스스로 지키자

얼마 전 네이버에 로그인 하려고 했더니 로그인이 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 시도해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고, 이상함을 느껴 네이버 보안 알림을 연동해 놓은 다른 계정으로 이메일을 확인해보았다. 이메일을 확인해보니 로그인이 되지 않던 계정의 비밀번호가 바뀌었다는 이메일이 와 있었고, 자세히 확인해보니 내가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대에 비밀번호가 변경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서둘러 “내가 로그인 하지 않음.” 버튼을 눌렀고, 몇 단계의 절차 이후 계정은 보호 상태로 바뀌게 되었다. 평소 보안에 신경 쓰고 있다고 생각했던 터라 이러한 일이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심지어 로그인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3번씩, 몇 시간을 간격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더욱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곧바로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를 접수했고, 접수가 완료되었다는 안내 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담당 경찰서에서 전화 안내가 왔고, 로그인 내역을 출력하여 직접 방문하여야 한다는 설명을 들어 경찰서를 방문했다. “사이버수사팀”에서 신고 접수를 맡아주신 담당 형사분께서 신고를 접수하며 이와 관련된 설명을 해 주셨다. 아이디 해킹의 경우 클라우드 등에 업로드 해 놓은 전화번호나 사진 등을 확인하여 해킹한 계정 주인을 사칭한 카카오톡 계정을 새롭게 만들고, 해킹한 계정 주인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연락처, 카카오톡 ID 등을 찾아내 금전적 요구를 한다는 것이다.

 

“핸드폰이 고장 났다.” 혹은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등과 같은 말로 시작하여 본래 계정 주인을 사칭하여 새롭게 만든 카카오톡 ID를 의심하기 어렵게 만들고, 그 이후 금전적 요구 등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형사님께서는 네이버 이중 보안 잠금을 꼭 설정할 것을 당부하셨고, 가족이나 가까운 분들께 해킹을 당하였으니 혹시 나를 사칭하여 금전적 요구를 하는 부탁은 무조건 거절할 것을 미리 말해두라고 하셨다.

 

 

나는 다행히 아직까지는 금전적 피해나, 나를 사칭하여 작성한 게시물 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내가 신고를 접수하고 있는 그 순간에도 전화를 통해 아이디 해킹으로 인한 피해가 새롭게 접수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 사용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디지털 기술과 관련하여, 보안에 대해서 더욱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인 지효도 이와 비슷한 피해를 겪은 적이 있다. 네이버 아이디 해킹 이후 지효를 사칭하여 만들어진 카카오톡 ID로 지효의 어머니에게 접근해 금전적 요구를 한 내용이었는데, 이 사건은 벌써 2년 전의 일이지만 형사님께서 설명해주신 사기 수법과 굉장히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요즘과 같은 시대에 해킹은 어느새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 있기도 하다. 디지털 기기를 자주 접할수록, 그와 관련된 일들을 많이 할수록, 우리는 그와 더 깊게 엮이지만 그러면서도 정보 보호의 측면에서는 더 취약하게 우리를 드러내고 있는 것과도 같다. 만약 내가 네이버 클라우드에 매우 중요한 개인정보까지 모두 올렸었다면? 만약 내가 해킹을 흔한 일로 생각하고 단순하게 넘겼더라면?

 

 

클라우드와 같은 기능들은 굉장히 편리하지만, 많은 정보를 그곳에 업로드하고 의지하는 만큼, 보안은 몇 배 더 열심히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그것의 편리함에 대해서만 집중하기보다도 그곳에 올린 우리의 소중한 정보가 타인에게 언제든지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만약의 사태를 고려해봐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내가 얼마나 개인정보 보안에 대해 무감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돌아볼 수 있었다.

 

같은 이유로, 본인도 다른 사람의 해킹이 의심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꼭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를 접수하기 바란다.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한 이후, 경찰서를 직접 방문하는 것을 절대로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끝까지 사건을 접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하지 못한 점들에 대해서 형사님들께서 주의해주실 수도 있고, 미래 발생 가능한 추가 피해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고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것은 비밀번호를 일정 주기별로 변경하고, 사이트별로 같은 비밀번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형사님께서는 이중 보안 잠금을 꼭 하라고 강조하셨다. 어떤 이들은 이중 보안이 굉장히 번거롭고, 귀찮다고 생각하지만 이중 보안을 하면 해킹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하셨다. 우리는 더 이상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가 잘 예방하고 지키는 방법밖에 없다. 다들 개인의 소중한 정보를 잘 관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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