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빈의 영화 칼럼] 내 안의 어린왕자를 찾아서, 영화 어린왕자

사라지는 순수함, 사랑, 관계, 우정, 대화, 관심

어린왕자 누구나 어렸을 적에 한번쯤은 부모님과 함께 접해봤을 책이다. 나는 이 책을 또다시 고등학생 때 우연히 다시 읽게 되었다. 어느 정도 성장한 상태에서 혼자 읽었던 어린왕자는 생각보다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장면 하나하나에서 조그만한 소중함, 감정, 교훈을 찾을 수 있었고 내가 어린왕자가 실망하지 않을만한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나는 항상 객관적이지만 순수한 눈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어린왕자'는 내가 가장 인상깊게 읽은 책 중 하나가 되었다. 시간은 흐르고 최근 나는 영화 어린와잦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가장 좋아하는 책이 원작인  이 영화를 곧바로 보게 되었다. 

 

 

영화 어린왕자는 엄마의 인생 계획표대로만 살던 소녀, 옆집의 괴짜 할아버지. 둘의 만남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어느 날, 할아버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소녀에게 들어달라고 부탁하고 오래전 자신이 조종사였을 때 겪었던 사막으로의 추락,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게 된 어린 왕자에 대해 소녀에게 들려주기 시작한다.

 

그렇게 둘은 친구가 되어가며 소녀는 어린 왕자가 살던 소행성 B612, 어린 왕자의 장미, 그리고 어린 왕자가 여러 행성을 떠돌아다니며 만났던-자신이 왕이라고 말하는 남자, 자만심에 가득한 남자, 별과 돈에 집착하는 남자 더 멀리 갈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뱀, 길들어 달라는 여우-에 대해, 어린 왕자의 모든 것에 대해 듣게 된다. 하지만 엄마의 계획에 계속 어긋나게 행동하며 몰래 할아버지를 만났다는 것을 들키며 더는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조종사 할아버지는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소녀는 할아버지의 비행기을 타고 ㅁ어린 왕자를 찾아 나서게 된다.

 

한참을 비행하던 소녀는 어떤 도시의 모습을 한 별을 발견하게 된다. 그 곳에서 그녀는 어린 왕자를 목격하고 곧이어 착륙한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관이 나타나 소녀가 여러 가지 교통 법규를 위반한 것과, 그 곳에서 어린이의 존재는 금지되어 있다는 것을 이유로 소녀를 체포하려 한다. 하지만 소녀는 그 경찰이 할아버지의 이야기, 어린왕자가 만났던 허영쟁이임을 알아보고 그의 비위를 맞추어 방심을 유도한 뒤 탈출한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는 또다시 이야기 속의 왕을 만난다. 버튼을 대신 눌러 주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소녀는 역시 그의 비위를 맞춰서 무시히 꼭대기 층에 갈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도착한 옥상에서 만난 것은 소녀가 상상한 모습의 어린 왕자가 아니라, 왕자 본인이나 조종사 그의 과거에 대한 것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 채 굴뚝 청소에만 여념이 없는 허당 청년 '미스터 프린스'였다.

 

과거의 어린왕자이자 지금의 미스터 프린스는 소녀가 어린아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이 도와주겠다며 어딘가로 데려간다. 그리고 곧정장 입은 남자를 만나게 되고 '쓸모 없는 것을 쓸모 있게 만드는 곳'을 향해 그녀를 강제로 보내려 한다. 소녀를 어떤 책상에 묶어서 초대형 분쇄기를 향해 끌려가게 해 놓고, 기계들을 이용해 수많은 서류들에 소녀의 지장을 강제로 찍고 사진을 촬영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며 어른으로 만들려고 한다. 과연 그녀는 무사할 수 있을까?

 

영화는 책 어린왕자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지만 영화 고유의 이야기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현실세계, 생텍쥐페리의 세계, 어른들의 세계로 구분하며 CG 그리고 스톱모션 기법을 통해 각각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잊는 것과 기억하는 것, 어른이 되는 것과 동심을 간직하는 것, 친구를 사귀는 것, 헤어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영화가 우리에게 주려고 했던 교훈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어른이 되어버린 어린왕자가 인상깊었다. 어렸을때의 기억, 자신이 만났던 사람들, 장미와의 추억을 전부 잃어버린채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는 기계가 되어버린 미스터 프린스는 공부에 목숨걸며 살아가는 한국 학생들, 그리고 돈 때문에 계속해서 일에 집착하게 되는 어른들의 모습을 너무나도 잘 표현한 것 같았다. 현대의 사회는 우리 과거의 순수했던 모습을 잊게 하고, 진정한 행복을 잃게 했다. 사람들을 잔인하게 쉴새없이 노력하고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존재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취업, 학교, 돈, 집 수많은 고민들에 묻혀 사는 우리들은 숨막히게 살아왔고 숨막히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영화 <어린왕자>는 순수함, 사랑, 관계, 우정, 대화, 관심 현재의 생활에 바빠 모든 것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어떤 것들을 잃어버렸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모두가 갖고 있는 자신 속 깊이 살아가는 어린아이가 사라지지 않도록,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떠올리며 나만을 위해 생각하며 잠시동안만이라도 쉬면서 내 안의 어린왕자를 찾아가보는 것은 어떤가?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