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은의 환경 칼럼] 귀찮음에 속아 분리수거를 잊지말자

※이 칼럼은 분리배출에 대하여 얘기하고 있습니다. 분리배출보다 분리수거가 생활 속에서 더 많이 사용되는 단어라고 판단하여 칼럼 내에서 분리배출을 분리수거라 표기하였습니다. 이 점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지난 9월 말,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있었다. 많은 인파가 이동하며 한 곳에 몰릴 경우 코로나 19 깜깜이 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이 높아 정부는 최대한 고향을 방문하는 행위 등을 자제해달라 부탁했다. 사람들은 직접 얼굴을 맞대진 못하여도 가슴 한쪽에 쌓아둔 그리움과 사랑을 택배에 담아 올리고 내려보냈다. 필자 또한 시골에 계신 친인척분들께 택배를 받았다. 지금까지 쌓아두셨던 사랑만큼 노란 테이프가 택배 상자를 겹겹이 감싸고 있었고 상자 또한 두 겹이었다. 과분한 사랑에 감사했지만, 한편으론 모두가 이런 택배를 받았다면 분명 많은 쓰레기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에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분리배출(이하 분리수거) 규칙을 지키며 분리한 택배 쓰레기를 버리러 간 분리수거장에서,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필자가 사는 곳의 분리수거장은 엉망이 되어있었다. (사실 추석 당일엔 더욱더 심하게 엉망이었으나 누군가 분리를 해주신 것인지 사진을 찍을 때는 그나마 정돈된 모습이었다.)필자는 추석 당일 분리수거를 하지 않은 쓰레기를 약 십여 분간 분리하였지만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재활용 플라스틱 봉투에 담겨있는 것 중 대부분이 음식물이 묻어있었고 일반 쓰레기에 버려야 할 아이스팩이 내용물이 들어 있는 채로 재활용 비닐종지에 담겨있었다. 다 쓴 기름 유리병은 알루미늄으로 된 뚜껑과 함께 재활용 유리에 버려져 있었다.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이렇게 엉망인 이유가 과연 추석 택배 하나 때문일까? 절대 아닐 것이라 장담한다. 저것은 동네 주민의 습관이 여과 없이 드러난 광경이다.

저 광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태평양 일대를 떠도는 쓰레기 섬이 생각났다. 해변에 버려진 쓰레기들이 파도에 휩쓸려 멀쩡히 바다를 떠돌다 해류가 맞닿는 곳에 엉킨 채 한반도 전체 면적보다 큰 섬을 이루었다는 얘기1를  초등학생일 때부터 너무도 익숙하게 들어왔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직접 피부에 와닿은 듯 느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저렇게 마구잡이로 버려진 쓰레기들이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를 가속화 시킬 것이고, 자연환경의 변화로 인한 피해는 결국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들에게 되돌아온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데 왜 사람들은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 것일까?

인터넷 사이트에 분리수거를 검색하자 연관 검색어에 '분리수거 귀찮음'이 떴다. 많은 블로그에서도 '분리수거가 너무 귀찮다.', '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일반 쓰레기 봉투에 한꺼번에 집어넣는다.' 등의 얘기를 전했다. 2013년도엔 '귀찮음이 대의를 포기하게 했다.'는 제목의 분리수거 관련 기사가 작성되기도 했다. 그들이 잘못됐다고 얘기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라벨을 벗기고, 물로 씻고, 말리고, 분류하고... 분리수거를 할 때의 그 귀찮음을 필자도 잘 알고 있다.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그것이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 이유가 돼서는 안된다. 어쩌면 귀찮다는 사소한 마음들이 모여 커다란 쓰레기 섬을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귀찮아도 분리수거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가장 잘 알려진 이유 두 가지를 꼽자면 환경오염의 방지와 자원의 재활용을 위해서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70년을 살며 배출하는 생활 쓰레기 양은 약 55t이라고 한다. 이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는 대부분 폐기물로 처리되어 태워 없애거나 매립지에 묻게 되는데, 그때 발생하는 매연과 이산화탄소는 지구 환경에 치명적이다. 그러나 분리수거를 한다면 재활용 가능한 자원이 생긴다. 처리해야 할 폐기물의 양이 적어지고, 그에 따라 환경오염 물질의 배출도 적어지게 된다. 자원을 재활용하게 되면 자원을 구하기 위해 쓰였던 에너지도 절약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2를 볼 수 있다.

또, 분리수거는 앞으로의 안전한 지구 생활을 위해서 꼭 해야 하는 일이다. 올해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지구 이곳저곳에서 발생하였다. 기후 이상으로 병충해가 끊이지 않았고 화재와 홍수가 끊이지 않았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영향이었다.3 분리수거는  지구온난화를 조금 느리게 만들 수 있는 실천 중 하나다. 지구온난화는 더는 북극곰과 몇몇 생물 종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생명을 위해 지구온난화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분리수거는 귀찮은 것이 맞다. 그렇기에 해야 하는 일이다. 우리가 병에 걸렸을 때 밥을 먹고 일정한 시간에 지정된 약을 먹는 일 또한 귀찮지만, 건강을 되찾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다. 시간을 아끼며 공부하는 일 또한 귀찮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다. 분리수거도 마찬가지다. 비우고, 헹구고, 분류하고, 섞지 않는 일은 귀찮지만, 지구에서 살아가는 나 자신을 위해서, 과장하자면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다. 귀찮다는 이유로 미루고 복잡하다는 이유로 하지 않기엔 너무나도 중요하고 꼭 해야하는 일이다. 필자는 앞으로 모든 사람들이 분리수거를 할 때마다 귀찮은 감정보다 지구를 위해 분리수거를 하는 나 자신을 뿌듯해하는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 귀찮음에 속아 지구를 지킬 기회를 잃지 말자.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고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679824&plink=ORI&cooper=NAVER
2.참고 http://www.me.go.kr/ysg/web/index.do?menuId=4507
3.참고 https://www.sisaweek.com/news/articleView.html?idxno=137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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