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의 독서 칼럼] 동물농장, 우리와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가

동물농장은 1945년 조지 오웰이 발표한 독재, 전체주의 비판소설이다. 이 책은 20세기 최고의 정치 우화 소설이라고 평가받는다. 이 작품에서 스탈린은 독재자 돼지 나폴레옹에, 스탈린의 비밀경찰은 개, 그의 반대자 트로츠키를 경쟁자 돼지인 스노볼에 비유했다. 하지만 이 동물농장의 상징을 굳이 소련에만 한정하지 않고 아돌프 히틀러, 에른스트 룀 등의 상황으로 놓고 보아도 어색함이 없다. 어느 시대에나 이러한 인물들은 존재하고, 그것이 아마 조지 오웰이 근본적으로 말하려던 것으로 생각한다.

 

 

이 책의 배경은 인간인 존스가 운영하는 메이너 농장을 배경으로 한다. 이 동물농장에 사는 동물들은 농장주 존스에게 오랜 학대를 받는다. 이 농장주 존슨은 러시아 황제였던 니콜라스 2세를 상징하며,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인물로 표현된다. 늙은 수퇘지 메이저 영감이 전한 인간의 사악함과 그가 꿈에서 들었다는 잉글랜드의 짐승들이라는 노래를 시작으로, 돼지들이 주축이 되어 반란을 일으킨다. 동물들의 혁명은 성공했고, 마침내 동물들을 위한 동물농장이 건설되었다. 그들은 이제 인간이 아닌 자신들을 위해 일한다고 자부하고 일을 수행했으며, 일곱 가지 계명을 만들어 유토피아를 꿈꾸었다.

 

<동물농장 7계명>

1. 두 다리로 걷는 자는 모두 적이다.

2. 네 다리로 걷거나 날개가 있는 자는 모두 친구다.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잠을 자서는 안 된다.

5. 어떤 동물도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유토피아에도 이상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평등을 외치며 시작했던 반란이 점차 변질하고, 돼지들이 그들만의 이익을 추구하고 나폴레옹이 권력을 장악하며 그의 반대자인 이상주의 돼지 스노볼을 숙청, 개들을 나폴레옹의 호위견으로 삼고 일을 하지 못하게 된 소와 말들은 도축업자에게 팔려나가고 양들에게는 나폴레옹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도록 하는 등의 악행을 보며 예전의 장원농장과 다를 바가 없어진 모습을 보였다. 또한 스노볼이 풍차 건설을 주장했다는 부분에서 스퀼러가 왜곡된 정보를 퍼트렸는데, 이를 통해 어렵거나 나와 먼 이야기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정치나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시사점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나폴레옹이 인근 농장들과 거래를 한다며 정책을 새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동물들은 지금 상황이 혁명 이전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하지만 정작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자유로이 말하지 않아서 권력자인 돼지들은 점점 세력을 넓혀간다. 그들은 급기야 일곱 계명까지 그들의 편의대로 바꾸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어떤 동물도 ‘시트를 깔고’ 침대에서 자면 안 된다 등으로 원래의 일곱 계명을 조금씩 수정하면서 돼지들 자신의 행동이 정당화되도록 만들었고, 이런 상황에서도 그들의 주장에 속아 그저 고개를 끄덕인 동물들이 무지함이 나타났다. 또한 스퀼러가 처음 혁명에서 동물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잉글랜드의 짐승들을 부르는 것을 금지했는데, 이에 대해 항의하는 동물들을 잠재우기 위해 그 노래는 어떠한 목적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장면이 매우 억압적으로 느껴졌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세뇌의 내용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제 초반 동물농장의 계명과 목적을 기억하는 동물들은 거의 다 죽고, 돼지들은 모두 인간의 옷을 입고 술을 마시는 등 인간들과 같은 행동을 하고, 그들이 처음 만든 일곱 계명은 그저 그들의 행동을 합리화하려는 하나의 계명으로 바뀌었다. 돼지들은 횡포를 저지르고 이를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현재 상황을 과거 존스의 장원농장과 비교하면서 과거보다 나아진 삶을 살고 있다는 내용을 세뇌하고, 동물들은 이에 만족감을 얻고 생활한다. 나는 동물농장을 읽으며 우리는 이 책과 또 이 책의 시대 배경과 다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의문점을 가지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계속해서 과거와 지금의 삶이 다르다고 비교하는 말을 들으며 자란다. 어쩌면 지금 우리의 인식도 세뇌당한 것은 아닐까?

 

내가 동물농장을 읽고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돼지에서 인간으로, 인간에게서 돼지로, 다시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번갈아 시선을 옮겼다. 그러나 누가 돼지고 누가 인간인지,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이미 분간할 수 없었다.”이다.

 

처음에 동물들은 그들이 겪는 부조리함에서 벗어나,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세우려고 했으나 결과는 처음의 장원농장과 별다를 것이 없어졌고, 그들이 만든 계명도 돼지들이 그들의 횡포를 정당화하기 위해 수정되며 본질을 잃어버렸다. 뜻을 함께했던 동물들은 반대파에 의해 거의 숙청당했고, 다른 동물들은 그저 무지함만으로 세뇌당한 채 그들의 상황을 바꾸려 하지 않고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또한 지금 우리 사회는 우리가 바꾸려 했던 사회가 진정 맞는 것인지,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가져야하는 올바른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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