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우의 의학 칼럼] 공상을 하지 말고 상상을 하자

나는 공부할 때 공상에 빠지는 안 좋은 습관이 있다. 그냥 멍한 표정을 하면서 공상을 하게 된다. 정신을 차려보면 30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공부의 흐름이 깨져버리고 집중할 수가 없다. 공상하는 습관은 초등학교부터 생겼다. 점점 나의 공상하는 습관이 싫어지고 공부에 방해가 되어, 나는 공상에 대하여 탐구하게 되었다. 상상과 공상 그리고 망상의 차이점에 대해서 알게 되었으며, 나의 공상하는 단점을 해결하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정신건강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이 글을 쓴다.

 

내가 상상을 하는 주된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상상 속에서 나는 걸그룹의 일원이 되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화려한 생활을 한다. 또 어느 날은 다른 특목고에 진학하여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공부하는 상상을 한다. 집 근처에 아파트를 샀는데 집값이 많이 올라서 좋아하는 모습을 상상한 적도 있다. 고등학생인 내가 집을 살 이유가 전혀 없는데 말이다. 이러한 상상은 왜 하는 것일까?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공상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실을 회피하는 것이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부는 하기 싫고, 그렇다고 책상을 떠나서 놀러 나가기에는 마음이 불편해서, 그 대안으로 찾은 것이 공상이라는 것이다. 나에게 맞는 말일까? 나는 공부가 하기 싫지는 않다. 그냥 나쁜 습관인 것 같다. 물론 무의식 속에서는 내가 공부를 하기 싫어했을 수도 있다.

 

 

정신의학에서 이야기하는 공상의 원인에 대해서 좀 더 찾아보았다. 공상의 다른 원인으로는 사람이 현실에서 좌절된 나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전이라고 한다 (참고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8329).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무의식적인 욕구가 공상으로 표현된 것이다. 그럼 나의 경우는 연예인이 되고 싶은 나의 욕구가 좌절되었던 것인가? 또한, 외고에 가고 싶은 욕구가 좌절되어 공상으로 나온 것인가? 나는 외고에 가고 싶은 욕구가 있었으나 스스로 의학을 공부하고 싶어서 진로를 변경하였고, 연예인의 삶을 좋아하지만 내가 연예인이 되고 싶을 정도는 아니다. 이러한 공상은 점점 심해지면 망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망상은 상상 속 내용과 실제와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일상생활을 못 한다. 반면 공상은 내가 상상하는 것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다. 망상이 되어버리면 정신질환의 범주에 들어가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공상하는 습관을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을지를 탐구하였다. 현실 속의 스트레스를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또한 자존감을 높여서 현실 속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게 되면 공상하는 습관이 없어진다고 한다. 나는 나만의 아이디어를 생각해보았다. 상상하는 것도 능력이다. 1시간 동안 허공에서 상상할 힘이 있다면 그 대상만 ‘다른 현실’에서 ‘공부’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 예를 들면 통합과학 시간에 배운 세포 안에서 DNA가 단백질을 만들어 생명 활동을 하는지를 상상해보는 것이다. 또한 유전자 조작으로 질병을 치료한다고 하는데, 나라면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유전자 조작을 하여 질병을 치료할 것인지를 마음껏 상상하는 것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상상하는 습관이 좋은 점도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책상에 앉아서 공상하는 것은 공부에 방해되고, 정신 질환의 일종인 망상증으로 빠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오히려 공상을 이용하여 공부에 도움이 되게 하는 나만의 방법을 실천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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