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윤의 교육 칼럼] 대한민국 입시, 이대로 괜찮을까

 

얼마 전 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상에서 유행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의 이상 행동 이야기를 본 적이 있는가? 그 흐름의 주 내용은 고등학교 3학년들이 보통과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되는 행동을 보이며 그것이 무섭고 웃기다는 것이었다. "우리 언니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애완 라면을 키우더니 배고프다고 그걸 바로 끓여 먹더라." ,"우리 학교는 논 옆에 위치하는데, 한 친구는 수확 철이 되자 베어지는 벼들에 정이 들었다며 울더라." 처럼 본인 혹은 지인들의 경험담을 늘어놓는 리플들이 즐비한 가운데, 한 가지 눈에 띄는 리플이 있었다. 바로 저러한 고등학교 3학년들의 행동이 좁은 공간에서 반복되는 생활을 하는 동물들이 보이는 스트레스성 이상 증세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는 리플이었다. 전문 연구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이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섣불리 신뢰할 수는 없으나 많은 사람은 해당 리플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냥 웃고 넘길 수 있는 흔한 경험담 풀이였음에도 이것이 스트레스성 이상 행동이라는 리플이 달리고 이에 동조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는 이것이 고등학교 3학년이 대학 입시를 위한 성적 스트레스가 매우 큰 시기이고, 해당 시기의 학생들이 '학교-학원-집' 만 오가며 종일 공부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학구열 하면 빠질 수 없는 나라 중 하나로, 대부분의 학생이 입시라는 시스템 아래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노력한다. 그런데 이들 중 대부분은 자신이 훗날 어떤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은지조차 잘 알지 못한 채 그저 입시의 성공을 위해 공부한다. 앞서 언급한 대한민국의 입시라는 시스템에 대한 비판은 이미 다수 존재하며,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 있다. 개개인이 가진 역량과 그 분야는 모두 다른데, 이것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시간 내에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문제를 푸는가 하는 문제로만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를 학습하는 과정이 자발적인 경우가 적고 배경과 이유 등을 탐구하지 않으며 그저 "A는 B이다." 하는 것을 외우게 하는 주입식 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 또한 비판의 이유가 된다. 
 

이러한 입시 체제 아래 학생들은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안고 살아간다. 물론 본인이 원하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저 미래를 꾸림에 있어 방해되지 않도록,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하라고 하셔서 공부하는 경우도 많다. 타의에 이루어지는 반복적인 행위 속에서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가능할까? 나는 대한민국이 OECD 가입국 중 청소년 자살률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 또한 높은 학업 스트레스의 영향이 없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체제를 한순간에 변화시키는 것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고, 수년을 입시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달려온 학생들에게도 큰 혼란을 가져올 일이다. 그 때문에 입시 체제의 급변을 꾀해서는 안 되지만 자라나는 청소년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교육 제도와 입시 제도를 같은 방향으로 함께 조금씩 바꿔 가는 입시 개혁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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