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우의 의학 칼럼] 야식을 먹으면 졸린 이유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나는 밤에 마음먹고 공부하기 전에 야식을 먼저 먹는 습관이 있다. 온종일 수업을 듣고 나면 당이 떨어진 느낌을 받는데, 밤에 다시 공부하려면 떨어진 당을 보충해야 할 것 같다. 냉장고 문을 열고 간단한 닭고기나 볶음밥을 먹고 나서 다시 책상에 앉아 열심히 공부를 시작해보지만, 곧 졸린 적이 많다. 우연히 원래 야식을 먹고 공부를 하면 오히려 졸려서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알기로는 두뇌는 포도당을 많이 소모하는 조직이어서 당을 보충해줘야 졸리지 않고, 공부도 잘될 것 같은데, 말의 앞뒤가 서로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 이유를 탐구하였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공유하고자 한다.

 

 

뇌는 우리 몸의 2%에 해당하지만, 인체에서 사용되는 전체 산소의 20%를 사용한다. 산소는 혈액을 통해서 운반되므로 혈액 역시 전체 혈액의 20%를 사용한다. 또한 뇌는 신체 장기 중에서 가장 많은 포도당을 사용하는 장기다.1  우리 뇌는 자신의 무게에 비하여 10배나 많은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야식을 하게 되면 뇌로 가야 할 혈액과 포도당이 오히려 줄어든다. 그 이유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인체의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누어져 있다. 교감신경은 위험한 상황이 되면 활성화되는 신경이다. 동공이 커지고, 땀이 나고, 심장박동수가 빨라지며, 위장관 운동이 저하된다. 즉 위험한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신체의 반응이다. 위험한 상황에 닥치면 우리는 싸울 것인지 도망갈 것이지 우리 뇌가 판단을 한다. 뇌의 활동이 활성화 된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은 평화로운 상황에서 활성화 되는 신경이다. 동공이 작아지고, 땀이 나지 않으며, 심장박동수는 느려지고, 위장관 운동이 활발해진다. 즉 평화로운 상황에 최적화되는 신경이다.2

 

내가 공부 전에 야식을 먹게 되면 먹은 음식을 소화하기 위해서 위장관 운동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인체의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그러면 내가 먹은 야식의 소화를 위해서 혈액이 소화기관으로 몰리게 되고, 그만큼 뇌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진다. 혈액 속의 산소와 포도당도 부족해지게 되므로 나의 뇌는 각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졸리게 되는 것이다. 아빠는 고등학교 모의고사 시험날에는 점심을 먹으면 졸려서 시험을 망치게 되어 힘들었다고 한다. 결국 시험 때에는 점심을 굶고 시험을 봤다고 했다. 본인은 그 이유를 몰랐겠지만 점심식사가 뇌의 활성도를 떨어뜨려서 시험을 망친 것이라고 예상된다. 뇌를 활성화하려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자, 일부러 교감신경을 활성화하면 공부의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우리 뇌가 위험 상황이라고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야식을 하지 않고, 밥도 조금 먹어서  배고픈 위험 상황을 연출하거나, 내일이 시험이라는 생각을 해서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뇌로 많은 혈액이 가도록 한다. 그러면 더 공부가 잘될 것이다.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야식을 먹지 않으면 당 보충이 안 되는데, 뇌에 아무 영향이 없는 것일까? 야식을 먹어도 혈액이 뇌로 적게 간다면 뇌가 포도당을 잘 사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결론적으로 야식을 먹는 것은 다이어트에도 안 좋고, 두뇌를 졸리게 하여 학습능률을 낮게 한다. 공부할 때 야식은 먹지 말자. 대신 교감신경을 활성화하자. 공부가 더 잘 될 것이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고 http://news.koreanbar.or.kr/news/articleView.html?idxno=12870
2.참고 http://m.amc.seoul.kr/asan/mobile/healthinfo/body/bodyDetail.do?bodyId=51&partId=B00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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