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건휘의 인문 칼럼] 진정한 사랑, 성별도 상관없나요

몰랐지만 알아야 할 누군가의 사랑 이야기

 

 

어느 날 친구가 자신이 실은 양성애자라고 고백을 해왔다. 수십 번 이런 이야기를 들어왔고 모두의 사랑에 견해가 없었지만 갑작스러운 고백에 어떠한 대답을 해줘야 할지 그때의 나는 몰랐다. 그러나 우리가 모두 외면했거나, 혹은 심한 증오를 표했을 수도 있는 어떤 누군가의 사랑 이야기를 우리 모두 알 필요가 있다는 것을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성 소수자. 성 정체성, 성별, 신체상 성적 특징 또는 성적 지향 등과 같이 성적인 부분에서 사회적 소수자의 위치에 있는 이를 말한다.(인용 https://ko.wikipedia.org/wiki/성소수자) 당장 오늘 아침 탔던 지하철에 가득 차 있던 사람 중 성 소수자는 얼마나 있었을까? 당신은 많아봤자 한두 명 정도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 속에서 매일같이 사회적 약자와 특정 소수자를 마주하고 있다. 우리가 그런 이들을 쉽게 알아보지 못하는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그들 또한 모두의 일상 속에 섞여 있는 아주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특정하다고 하여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지하철 한 칸 안에서 수십 명의 성 소수자를 마주했을 수 있지만,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그들의 사랑이 잘못된 형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이성애자 커플을 마주했을 때  당신의 행동은 어떠할 것인가. 그저 누구와도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커플 한 쌍이라고 생각하며 지나칠 것이다. 당신이 그냥 지나쳐버리는 이유는 그들에게서 이상한 점이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동성인 커플을 마주했을 때의 당신은 단 일 초라도 그들을 신기하거나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쉽게 대답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다면 당신이 느끼는 혐오감은 종교적일 수도, 태생적이거나 가치관적일 수도 있다. 그런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은  성 소수자의 감정 또한 선천적일 수도 후천적일 수도 있는 또 다른 하나의 사랑 형태라는 것이다. 

 

 

2017년, <그 해 여름 손님>이 원작이 된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개봉했다. 국내에서도 개봉 후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으며 지금까지도 이 영화를 인생 영화로 꼽는 이들도 많을 정도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주인공 소년 엘리오의 아버지가 여름마다 별장으로 동료를 초대해 함께 작업하며 몇 주 동안 묵게 하는 일을 매년 진행하고 있었고 올해 그 동료로 들어 온 청년 올리버를 만나면서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엘리오와 올리버의 마음이 통해 사랑을 나누게 되지만 엘 리오의 부모님과 주변 그 누구도 그들의 사랑을 알지도, 쉽게 이야기하지도 못한다. 여름 별장 손님 기간이 지난 후 헤어진 둘의 사랑은 몇 달 뒤 들려 온 올리버의 결혼 소식에 끝내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다. 엘리오와 올리버의 주변 사람들이 그 둘의 사랑을 알아주었더라면, 엘리오의 부모님이 그들을 이해했었다면 그랬더라도 올리버는 다른 여성과 결혼을 하려 했을까. 

사랑에는 조건이 존재할지라도 어떠한 형태가 정의되지 않는다. 하트 모양의 사랑을 이루는 이들이 있다면 네모난 모양을 만드는 사랑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견해가 그들에게 다가설 수 없고, 우리 모두의 사랑이 사회 안에서 존중받을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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