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인터넷신문

 

사어란 쉬이 말해 옛날엔 쓰였으나 지금은 쓰이지 않는 언어 내지 단어를 통칭하는 말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구어(口語)로서의 사어와 문어(文語)로서의 사어, 완전한 사어로 세 가지로 분류된다.

 

언어가 사멸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크게 한 가지를 꼽자면 열세 언어가 우세 언어를 맞닥뜨림으로써 생기는 경우다. 여기서 열세, 우세라는 것은 문화 자체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시대 여건, 민족, 종교, 국가간의 우위, 습득의 용이함, 전파 범위 등 언어 내외적인 요소가 포괄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때문에 이것을 언어에 우열이 존재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한글-한자의 관계를 생각해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할 것이다.

 

열세 언어가 우세 언어를 맞닥뜨렸을 때 처음 발생하는 현상은 차용어의 증가이다. 처음에는 열세 언어에 존재하지 않는 어휘만 차용하지만 점차 차용어의 수와 빈도가 늘어나며 그 범위도 늘어난다. 고급어휘, 전문용어, 학술용어 등 일상에서 잘 쓰이지 않는 분야가 최초로 잠식당한다.

 

우세 언어로부터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으면 점차 기초어휘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열세 언어의 자체요소로 언어생활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우세 언어에 종속된다. 중국의 한자로부터 영향을 받은 한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등이 그 예이다. 한자어 없이는 일상적인 언어생활이 불가능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한국어의 경우 기초어휘가 상당히 보존되어 있으나 가람->강, 뫼->산 등 일부 기초 어휘가 한자어에 침식당한 경우도 보인다.

 

언어는 가장 강력한 결속력을 가진 민족의 근간 중 하나이다.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과 우리말에 대한 무관심은 어쩌면 지금 우리가 직면한 미증유의 침략을 방조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멸될 위기에 처한 우리 말들에 조금만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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