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건휘의 영화 칼럼] "호헌 철폐, 독재 타도" 시민들이 만들어 낸 민주화의 기적

영화 <1987> 속 6월 민주 항쟁을 되새기며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어요?"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세상은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발전했다. 그 과정 속에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사람의 이름과 그들의 헌신이 깃들어있다. 우리가 이를 기적이라 부를 수 있는 까닭은 나라의 발전을 위한 민주화를 외치던 국민들의 함성이 끊이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대한민국 최초 민주화 운동 4·19 혁명,  광주 시민들이 외쳤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그리고 6월 민주화 항쟁*. 1987년, 우리는 또다시 민주를 부르고 호헌철폐와 국제 타도를 외쳤다. 나는 그 뜨거운 열기 속 기억을 생생히 느끼기 위해 영화 <1987>을 찾았다.

 

나는 대한민국의 민주화 운동을 초등학교 사회에서부터 고등학교 한국사까지 교과서로 배우고 영화로 접해왔다. 그러나 중학교 시절 나는 근현대사에 대해 큰 관심을 갖지 않았었고 그 핵심 중 하나인 민주화 운동은 부끄럽게도 교과서에서 본 기억이 전부였다. 그렇기 때문에 1987년에 일어난 6월 민주 항쟁 또한 자세히 알지 못했다.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라는 유명한 망언을 남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깃든 운동이라는 것과 故 박종철, 이한열 열사의 이름만을 기억하고 있었다. 중학교 2학년 시절, 시험이 끝난 후 역사 선생님께서 수업 대용으로 틀어주신 <1987>을 처음 보았던 당시에는 초반부의 흐름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고등학교에 올라오고 한국사 시간에 다시 한번 6월 민주화 항쟁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되었고 중학교 시절이 부끄러워져 열심히 교과서를 들여다보았다.  역사를 조금 더 이해하고 난 후, 나는 다시 한번 <1987>을 보기로 했다. 

 

이제는 초반부의 내용과 전체적인 영화의 흐름을 보다 쉽게 이해하며 감상할 수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 보았을 당시에는 "멋진 역사의 한 순간이었구나" 라는 생각만을 막연히 했었는데, 영화의 러닝타임이 흘러 갈수록 자꾸만 무언가 속에서부터 북받쳐 올라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끝내 이한열 열사(강동원 분)의 피격 장면부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는 눈물을 펑펑 쏟으며 감상할 수 밖에 없었다. <1987>의 멋진 연출은 국민으로써의 애국심과 눈물을 일깨워주는 데에서 그치지 않았다. 우선 등장 비중이 더 많은 인물은 있었지만, 크게 주연이라고 칭할 수 없을 만큼 영화 속 모든 인물들이 핵심 인물이었고 주연이었다. 조금 더 넓은 시선에서 단 한 명의 인물의 행적이 영웅이 아닌, 그 당시 용기를 내었던 모두가 영웅이었다는 메세지를 전달해주는 연출인 것 같았다.

 

또한, <1987>의 등장인물들 중 가장 우리의 가까이에 있을 듯한 인물은 '연희'였다. 연희는 운동권 학생도, 시위에 나가 목소리 내던 학생도 아니었으며 오히려 당대 시국을 외면하려 했던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그러나 연희는 자신을 도와주었던 이한열 열사의 피격 이후 끝내 시위에 나가 "호헌 철폐, 독재 타도"를 외친다. 나는 유일한 가상인물인 연희가 곧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의 대변하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처음에는 시위와 운동을 외면하기에 바빴던 연희였지만 결국 그 또한 민주화 운동에 주먹을 휘두르게 된다.


나 또한 중학교 시절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없었지만, 지금은 역사 영화를 보고 느끼며 글을 쓰고 있다. 연희의 성장은 우리 국민들이 지금의 민주화를 유지하고 더 이상의 아픈 역사를 남기지 않기 위해 지향해야 할 조국의 미래를 내보이는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예상해본다. 

 

아직 무지할 수 있으며 그 앞에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탄압만이 존재했던 시대 속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선거가 가능했고 언론이 가능했고 오늘이 가능했다. 그 시절 사람들의 목소리가 없었더라면 이 칼럼의 내용 중 단 한 줄도 쓰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냐 물었던 시대는 결국 바뀌었고 기적을 이루었다. 몰랐다면 지금부터, 잊었다면 다시 한번 되새기며 품어야 할 민주화의 순간들을 기억한다. 

 

진실에 입을 다물고 그것을 땅 아래 묻으면 진실은 거기서 자라날 것이다. - 에밀 졸라

(If you shut up truth, and bury it underground, it will but grow.)

 

 

* 6월 민주 항쟁(六月民主抗爭)은 1987년 6월 10일부터 6월 29일까지 대한민국에서 전국적으로 벌어진 반정부 시위이다. 4.13 호헌 조치와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그리고 이한열이 시위 도중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사건 등이 도화선이 되어 6월 10일 이후 전국적인 시위가 발생하였고, 이에 6월 29일 노태우의 수습안 발표로 대통령 직선제로의 개헌이 이루어졌다. 이후 1987년 12월 16일 새 헌법에 따른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6월 항쟁은 대한민국의 민주화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사회 운동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6월_민주_항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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