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서연의 과학 칼럼] 뉴노멀, 언택트 시대를 향하여

최근 <우리는 바이러스와 살아간다> 라는 책을 읽으며 인간과 자연, 그리고 사회와 바이러스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이 책의 저자께서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기를 권하셨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왜 생기게 되었는지, 또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제시해주셨다. 이러한 내용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의 부족한 점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고 사회적, 경제적으로 미흡한 면을 많이 발견하였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우리의 사회적 문제를 자연과의 관계와 연관지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아직 코로나 19의 피해를 받고 있는 현재, 상황이 전보다 많이 안정되었지만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죽음을 맞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졌고, 특히나 사회의 약한 고리들이 직격탄을 맞게 되었다. 여기서 사회의 약한 고리란 숨겨진 그늘과 같이 문제점이 존재하며 끊어지기 쉬운 사람들의 고리를 의미한다. 이러한 약한 고리들이 직격탄을 맞게 되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사회에 구멍이 생기고, 이는 결국 사회 및 경제의 발전에 악영향을 가져온다. 우리는 사회의 약한 고리가 어디에 있는지 들춰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눈 앞에 보이는 발전을 추구하면서도 숨겨진 약한 고리를 찾고 근본적인 해결을 도모하고자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러한 대처로 인해 큰 피해를 입는 경우는 흔히 찾아볼 수 있다.1 

 

예를 들면 1995년 일어난 삼풍백화점 사고에서는 건물 안전 평가 및 긴급 구조 구난 체계의 문제점이 매우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대참사가 일어난 뒤에야 우리나라는 건물들에 대한 안전 평가를 실시했고, 구조대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의 변화를 보였다. 또한 아동학대로 목숨을 잃은 아이 정인이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아동 학대 대응 시스템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 학대 대응 시스템 변화의 필요성을 모두가 크게 느꼈지만, 아직도 아동 학대 사건은 끊이질 않는다. 이 외에도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사건, 사고들이 막아지지 못했고 그로 인해 국민들이 안타까움을 느끼는 시간은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만큼 오래가지 않는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이 점점 더 풍요로워질수록 자연에는 상처가 늘어만 간다. 최근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이상 기후를 겪으면서 경각심을 느꼈으나, 당장 변화가 필요한 우리의 일상은 변하지 않고 사람들은 살던대로 살아간다. 내가 다니는 상현 고등학교에서는 <우리는 바이러스와 살아간다> 라는 책의 저자 강양구 기자님의 저자 특강을 받는 기회가 있었다. 이 저자 특강에서 기자님께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인간의 무분별한 발전과 생활에 대한 자연의 경고 중 하나일 것이라고 언급하신 바가 있다. 이렇듯 자연은 예측할 수 없는 방법으로 인간에게 꾸준히 경고한다.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의 위협에 대비하는 방법은 하나 뿐이다. 그것은 바로 어떠한 상황이 오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 을 구축하는 것이다. 어느 수준으로 올지 모르는 감염병의 위험에 대비하여 그러한 상황이 예외 상태가 아닌 일상 상태가 되도록 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뉴 노멀’ 키워드의 핵심이다. 더하여 감염병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 사회 전체에 ‘뉴 노멀’이라는 키워드가 심어질 필요가 있다.

 

앞서 말했듯 우리 사회의 곳곳에는 미흡한 대응 시스템의 문제점이 그늘에 가려져있다. 사건 사고를 최대한 막고, 일어난 사고가 더 큰 사태로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그늘을 찾아 빛을 비추려는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두 번째 키워드 ‘언택트’ 는 말 그대로 접촉하지 않는 환경을 의미한다. 감염병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순 없어도 감염병의 확산은 막을 수 있다.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키고 사람들이 밀집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방역당국 뿐만 아니라 개인 스스로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매일마다 1000명, 2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는 현 상황이 계기가 되어 지금이라도 우리는 피할 수 없는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직시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숨겨진 그늘에 빛을 비추고, 사회의 약한 고리를 튼튼히 연결하기 위해 근본적인 사회 구조에 변화를 가져오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각주

1. 참고: 책 <우리는 바이러스와 살아간다> - 이재갑, 강양구 2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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