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고] 조금 새로워진 2학기, 특별한 문학 수업

 

2학기가 시작된 후, 2학년 학생들은 새로운 과목을 배우게 되었다. 문학은 그동안 진행되었던 국어 시간 동안 가끔 수업의 주제로만 다루어졌고, 교과서를 이용하여 제대로 배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사실 2학기가 시작되기 전, 문과 이과 따질 것 없이 문학 시간은 따분하고 재미없을 거라는 생각을 가진 학생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은 학생들의 큰 착각이었다. 

 

문학 수업 첫 시간부터, 기자의 반 학생들은 수행평가를 진행하였다. 개학 첫날부터 평가에 들어간 셈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 보통의 학생들은 짜증을 냈겠지만, 학생들은 그렇지 않았다. 수행평가의 양식이 독특했다. 학생들은 '선택의 가능성'과 '나는 오늘'이라는 제목의 시를 이용하여 직접 시를 재구성해 보고, 완성된 시를 직접 녹음하여 패들릿 웹사이트를 이용하여 발표하였다. 시 '나는 오늘'은 화자가 자신을 다양한 사물에 빗대어 비유적 표현을 사용한 시로, 동일한 시구가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선택의 가능성'은 화자가 두 개의 대상 중 선호하는 것을 재치 있게 드러낸 시로, '무엇보다 무엇을 더 좋아한다'라는 형식의 행들로 구성된 시이다. 두 편의 시 모두 학생들이 재창작하기에 어려움이 없었고, 각자 자신이 원하는 시를 선택하여 자신의 상황에 맞게 재치 있고 참하게 재구성했다. 

 

'나는 오늘'을 재구성한 한 학생은 자신을 함박눈, 가을 낙엽 등 자연물에 빗대어 표현하여 학생들로부터 감탄을 자아냈다. '선택의 가능성'을 재구성한 어느 학생은 소극적인 것보단 적극적인 것을 더 좋아한다는 내용을 담아 기자로부터 공감을 끌어내기도 했다. 기자는 시끄러운 거리보다 조용한 거리를 좋아한다는 둥 기자 자신만의 취향을 담아 '선택의 가능성'을 재구성하였다.

 

이 수행평가의 하이라이트는, 교실에 다 같이 모여 각자의 시 낭송 음성 파일을 들어보는 것이었다. 기자는 혹여나 발음이 꼬이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시를 녹음하였다. 수많은 학생이 시를 낭송하는 나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사실이 묘하게 긴장되기도 했지만, 무사히 청취를 마치고 각자 마음에 들었던 시를 적어 보는 시간엔 칭찬을 듣기도 하였다. 수행평가를 진행하면서 재미를 느껴 본 경험은 여태껏 없었는데, 이번 평가는 기자에게 시험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시 낭송 수행평가가 끝난 뒤로도 문학 시간엔 수업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타 과목과는 다른 형식의 수업이 진행되는 중이다. 학급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활기 넘치는 분위기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기자를 포함한 많은 학생은 문학 수업을 제일 좋아하게 되었다. 비록 한 학기 동안 진행되는, 짧다면 짧은 수업이 될 수 있겠지만, 학생들의 열의 있는 모습이라면 분명 모두 마지막 시간까지 최선의 결과를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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