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내 꿈은 문구점 주인입니다

꿈을 향해 걸어가는 우리들을 위해서


6살, 내 꿈은 문구점 주인이 되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새어 나오지만, 6살 꼬마의 머리로 한참을 진지하게 고민한 결과였다. 집 앞 문구점에서 함께 팔던 과자를 맘껏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그 이유였다. 약 10년이 지난 지금, 내 꿈은 ‘유네스코 교육 담당관’이 되는 것이다. 교육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게, 그 이유다.


10년 동안 내 꿈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웃음이 나오는 귀여운 꿈에서부터 아직 제대로 된 길도 닦여 있지 않은 유네스코에 들어가겠다는 당찬 꿈을 키우는 동안, 나도, 내 꿈도 그만큼 성장했다. 한 가지 변화하지 않은 게 있다면, 두 꿈 모두 내가 만들었다는 것이다.



지금 사회는 청춘들을 ‘7포 세대’ 라고 부른다. 청춘들 자신도 그렇게 부른다. 우리가 사회를 이끌어 나갈 때가 되면 도대체 인생에서 몇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건지 막막하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은 안개 속에서 걷고 있어도 안개가 걷히는 날이 왔을 때, 찾아 놓은 꿈,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어느 순간부터 ‘꿈’을 찾는 것에 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꿈이 없다’는 청소년들의 말은 이런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꿈’이 없는 사람은, ‘생각 없는 사람’으로 간주한다. 그래서인지 “난 꿈이 없어” 라고 당당히 말하는 친구도 몇 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청소년들은 꿈이 없을까.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던데, 꿈부터 없다니 갈 길이 너무나 막막해져 버린다. 그런데 우리는 ‘꿈’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너무 많은 단서를 덧붙인다. ‘그냥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내 능력은 되는지,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인지, 다른 사람이 보고 비웃지는 않을지 까지 생각한다. 이러한 조건들을 모두 통과해야만 비로소 우리가 말하는 ‘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청소년들이 꿈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꿈을 너무나도 거창한 것으로 생각해 왔다. 하지만 ‘꿈’은 그 자체일 뿐이지 더도 덜도 의미 있지는 않다. 꿈이 있는 사람이 성공하기 쉽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꿈을 억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찰흙 공예 하듯 예쁘게 모양을 바꾼 ‘꿈’은 그 즉시 꿈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만다.



그저 우리 스스로 내 꿈이라고 합리화시킨 것뿐이다. 달걀이 스스로 깨지면 병아리가 되지만, 남이 깨면 후라이가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꿈은 누가 만들어 줄 수도, 내가 맘대로 변형해 버릴 수도 없다. 그저 내가 잠을 자며 꿈을 꾸듯, 인생에서 꿈꾸는 게 생길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게 필요하다. 그렇게 생긴 내 꿈이야말로, 내 인생을 꿈꾸듯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발판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긴 꿈이 아이스크림 10개 먹어 보기든, 문구점 주인이든, 내가 꾼 꿈이라면, 기죽지 말자.


그리고 외쳐보자. '내 꿈은!'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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