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영의 언어 칼럼]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실력이 아닌 가치관이다

국어 교육의 이면

 

 

 

 

현재 우리나라의 한국어 남용 실태는 심각하다. 나는 올바르게 쓰고 있지만, 남은 올바르지 않게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엇이 정말 올바른 한글 표기인가를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채 그저 자신은 옳다 여기는 이기주의에 빠져 있다. 하지만 요즈음 쉽게 바른 한글을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서가 나오는 등 한글의 바른 사용을 위해 노력하는 사례가 보이곤 한다. 이는 굉장히 긍정적인 움직임이며, 장난스레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0개 국어` 탈출의 첫걸음으로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과연 현재 우리나라 모두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말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리나라 언어인 한글의 오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집단은 단언컨대 청소년들이다. 청소년은 신조어라는 명목 아래 은어를 만드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왜 청소년은 올바른 언어생활을 실천하지 않을까? 한글을 바르게 사용하려면, 일단 우리나라의 언어인 국어의 가치를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현 청소년들이 국어의 가치를 어떻게 여기는가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난 5월 우리 학교 2학년 학생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대다수는 국어를 대학 가려고 공부하는 과목으로서 여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다음은 학생의 응답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시험을 본다는 것 말고는 별 의미가 없다.`. 결과를 통해, 학생들이 국어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근본적인 문제는 현재 학생들이 국어의 본질적 가치를 모르기 때문에 올바른 한글 사용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비로소 바른 언어 사용의 생활화를 이루려면 분명히 청소년들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의 근원은 현재 국어 교육의 방향성이다.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에겐, 진정한 가치를 가르치고, 장차 사회에 나아가서도 유용한 학문이란 생각이 들게 하는 국어 시간은 온 데 간 데 없다. 그저 앞서 말했던 설문조사 답변 내용을 인용하자면 해석의 단일화와 분석의 습관화를 유도하는 국어 시간만 존재할 뿐이다. 이러한 현실은 청소년들이 국어와 멀어지는 것만을 야기한다.

 

그렇다면 현 국어 교육은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해야 하는가. 먼저, 수업의 주체가 학생이 되어야 한다. 작가도 모르는 의미를 외우는 행위보다 학생들이 느끼는 바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결국 국어 교과를 통해 이루려는 것은 의사소통 능력의 향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교과 학습의 의미와 이유를 학생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명분 없는 공부는 절대 효율성을 낳을 수 없다. 앞서 말했듯, 국어의 가치를 인지하지 않으면 바른 언어생활을 이룰 수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재 문제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지 않는 것은 청소년과 바른 한글 사용을, 곧 대한민국과 올바른 언어생활을 더욱더 멀어지게 할 뿐이다. 위기에 놓인 현 실태를 빠르게 인지하고 대응해야 한다. 지금 청소년들에겐 수능 국어 실력보다 고유한 모국어에 대한 가치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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