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양의 시사 칼럼]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양면

학교 폭력 예방 법률 개정안 이 과연 좋은 면만 가지고 있는가.

 

학교 폭력이라는 것을 청소년기의 한 때에 할 수 있는 실수로 여기고 용서해 주는 것이 옳은 일일까, 아니면 가해자를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낙인찍는 것이 옳은 일일까.

 

      

경미한 학교폭력의 경우,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8월 2일, 국회를 통과했다. 학교 자체의 노력으로 피해·가해 학생들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가벼운 사건의 경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로 사건을 넘기지 않고 학교장이 해결하는 '학교 자체 해결제'를 시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개정안은 학폭위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는 내용과, 1호에서 3호 사이의 처분은 생기부에 기재하지 않는 등의 내용도 포함했다. ( http://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343893 )

 

그렇다면 과연 ‘경미한’ 학교폭력의 기준은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

 

개정안에서는 이를 ‘2주 이상의 신체적, 정신적 치료를 요하는 진단서가 발급되지 않은 경우’,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즉각 복구된 경우’, ‘학교폭력이 지속적이지 않은 경우’, ‘학교폭력에 대한 신고, 진술 등에 대한 보복 행위이지 않은 경우’의 네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하지만 나는 ‘즉각 복구된 경우’란 것은 (시간의 단위로 표현된) 객관적인 기간이 아니기에 판단의 절대적 기준이 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지속적이지 않아야한다’는 조건도 교사나 다른 학생이 목격하지 못했거나 증언하지 않았을 시,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다르면 정확한 판단이 어려울 수 있으며, 이와 비슷한 연유로 ‘보복 행위이지 않아야한다’는 조건 또한 정확한 판단이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외에 ‘2주 이상의 신체적, 정신적 치료를 요하는 진단서가 발급되지 않아야한다’는 것도 여러 예들이 보여주듯 손쉽게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MBC 뉴스에서 취재진이 교통사고를 당한 척 위장해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요청하자 정형외과에서는 전치 2주를 신경외과에서는 전치 3주를 끊어준 사례가 있다. 이에 비해 실제 몸싸움으로 인해 착용 중이던 틀니가 부서져 볼 점막의 열린 상처를 입은 서울 은평구에 사는 방 모(78)씨는 전치 1주의 진단서밖에 받지 못했다.

 

1호(피해자에 대한 서면사과), 2호(피해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협박 및 보복 행위의 금지), 3호(학교에서의 봉사) 처분을 받은 가해자들은 생기부에 학교폭력 사실을 기재하지 않는 것 또한 부정적 시각이 존재한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최모(18)양은 "가해자 인생을 위해 학폭 기재를 안 하겠다는 것은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 말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모(17)군도 "결국 학폭 가해자들만 좋은 일"이라고 하면서 "가해자들이 엄청 나대고 다니겠다"고 했다.

 

물론 개정안으로 인해 기대되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여 발전적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낙인을 찍기보단 가해자에게 반성의 기회를 한 번 더 주어 교육적 문제해결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학교폭력 처리 절차와 방법이 가해-피해 학생간의 교육적 접근을 가로막고, 담당 교사들에게 과도한 행정업무를 가중시켜 교육현장의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면, 앞으로의 법안은 학생들 간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데에 중점을 두며, 교사들이 교육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게 대표적인 긍정적 시각이다. (인용 출처 : http://www.edui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985,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381394, http://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343893

 

개정안이 앞으로 긍정적 효과를 더 많이 불러올지, 부정적 효과를 더 많이 불러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가 더욱 발전적 방향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모호한 판단 기준을 확실히 하고 일각에 존재하는 부정적 시각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 또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학폭위를 개최하는 일은 가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에게도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따라서 개정안을 더욱 발전적 방향으로 실행시키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위축되어, 혹은 (교육지원청까지 가서 개최하기에) 문제가 커질까 부담되어 머뭇거리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대책을 마련하고 비교적 사건이 가벼워 학교에서 처리할 경우 최대한 피해 학생의 정신적인 상처를 줄일 수 있도록 사건 종결 이후에도 계속해서 세심한 관찰 및 조치가 취해져야만 한다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학교는 ‘폭력’을 처벌하는 기관이 아니며, 개정안을 통해 학교가 교육적 기능을 회복, 학생 간 관계 회복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피해학생이 ‘교육’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가 먼저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 폭력은 피해자에게 평생의 상처와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 학교에서 아무리 관계회복을 시키더라도 가해자에게 아무런 처분도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학생이 안정적으로 학교를 다니게 할 수 있을지가 일각의 긍정적 의견이 실현됨의 여부에 대한 가장 큰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과연 ‘경미한’ 학교폭력이란 존재할까.

 

 

"참고자료 출처 : Legal Times, Chosun.com, MBC news, 일요신문, 대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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