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현의 드라마 칼럼4] 문예 군주를 꿈꾼 효명

KBS2TV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2016년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모두 기억할 것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천재 왕세자 이영, 효명세자를 백성에게 달빛 같은 군주로 표현한 윤이수 작가의 네이버 웹 소설을 드라마로 각색하여 KBS에서 방영했던 드라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주인공 효명세자는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까지는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서울의 궁을 돌아다니며 가히 천재라고 불렸지만 요절해 그 꿈을 펼칠 수 없었던 효명의 일생을 소설로 써 보겠다고 다짐했던 윤이수 작가 덕분에 효명세자는 그 빛을 밝힐 수 있었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 출연했던 배우들의 한층 성숙한 연기 또한 드라마의 시청률에 한몫했다. 당시 '응답하라 1988'에서 바둑 기사 최 택의 이미지에서 오래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았던 배우 박보검은 무서운 속도로 이영이라는 인물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아역 배우라는 타이틀을 벗고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한 배우 김유정의 명불허전 연기는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이 드라마는 풋풋한 청춘들의 사랑과 성장통을 담은 이야기의 퓨전 사극이고 정통 사극이 아니기에 역사 고증의 문제가 크게 다루어지지는 않았다. 뿐만 아니라 웹 소설이라는 활자를 드라마라는 영상으로 각색한 작품이어서 김민정 드라마 작가는 고증보다는 주인공들의 성격과 이미지에 많은 신경을 쓴 것으로 보였다.

 

이렇듯 각색, 배우 캐스팅, 명대사들이 모두 훌륭했지만 그중 가장 출중했던 건 연출과 영상미였다. 구르미 그린 달빛 총 연출을 맡은 김성윤 드라마 PD는 자연광과 어우러진 풋풋한 느낌을 추구하는 감독이었고, 그 결과 청춘 사극이라는 드라마 타이틀에 맞는 영상미를 연출해냈다.

 

시청자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바로 구르미 그린 달빛 5회 풍등 날리는 장면이었다. 영이 풍등에 라온과 어머니의 재회를 바란다는 문구를 적어 날린 장면은 처음으로 영이 라온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던 장면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 회에서는 영의 둘 도 없는 벗인 병연 또한 혼자 풍등제에서 '마지막 순간에도 오직 벗일 수 있기를'이라고 적어 풍등을 날린 장면이 전파를 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드라마가 끝난 지금도 효명세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줄지 않고 있다. 경복궁 내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현재 효명세자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효명세자의 생애와 문예 군주로 불렸던 효명의 시와 궁중정재 등을 주제로 전시실을 꾸몄다.  이 전시를 둘러보고 나면 효명 세자가 추구한 삶의 가치관을 깨달을 수 있다.

 

전시실을 둘러보는 내내 영이 순조의 생일을 맞아 진연을 여는 장면, 직접 궁중 연회에 쓰일 궁중정재를 창작하는 장면 등 드라마의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짧은 생을 살았던 효명이 요절하지 않고 왕의 자리에 앉아 정사를 돌보았다면 백성들에게 달빛과도 같은 존재의 따뜻하고 총명한 군주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효명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면 특별전에 직접 가보고 드라마를 보며 곱씹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치우치지 않고 진실된 칼럼니스트로서 분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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