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연의 과학 칼럼] 알파고, "나는 터미네이터가 아닙니다"

지난 10월 30일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Terminator: Dark Fate)>는 인류를 말살시키려는 거대 인공지능과 살아남은 인류 간 전쟁을 그린 영화이다. 오늘날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과연 인공지능이 영화 속 이야기처럼 인류에게 위협이 되는 날이 올까?

 

 

2016년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총 5회에 걸쳐 진행된 이세돌과 인공지능인 알파고의 바둑 대결인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4승 1패로 승리한 알파고는 종종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수를 놓았는데, 알고보니 이는 승리에 방해가 될 수도 있는 변수를 없애기 위한 행동이었다. 그 과정이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정도를 뛰어넘었기 때문에 우리에겐 마치 실수처럼 보인 것이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알파고가 이 분야에서 으뜸인 인간을 이긴 이 상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다. 초인공지능이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란 걸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만일 초인공지능이 어떠한 이유로든 인류에게 해를 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은 초지능이 만들어지거나 인류가 대항할 수 없는 수단을 이루는 때가 온다면? 하고 인공지능을 본격적으로 두려워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알파고는 원래부터 쓰이고 있던 딥러닝 방식을 바둑이라는 것에 적용했을 뿐이다. 즉 바둑의 경우의 수 자체는 엄청나게 많지만, 그 수많은 경우의 수 중 가장 승률이 높은 경우를 분별하는  간단한 행위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하는 사진 및 언어 인식 연구 등에 비하면 매우 단순한 영역이다.

 

인공지능은 전부터 대학이나 연구 기관에서 지속적으로 연구돼 왔지만, 현재까지도 걸음마 수준의 기술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후 언론에서는 기계에게 종속된 인류의 판타지 소설 같은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데, 국내 인공지능 연구 1세대인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알파고는 생각하여 바둑을 두는 것이 아니다. 단지 승률 높은 결과값을 계산할 뿐이다." 라고 밝혔다. 인류를 위협하는 인공지능은 우리와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을 두려워 해야하는가? 아니면 마냥 인공지능에 의존할 것인가?

 

 

 

 

좋든 싫든 인공지능은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 확실하다. 고로 무작정 인공지능에 대해 두려워 하지말고 이것을 올바르고 안전하게 이용한다면 인간의 삶을 훨씬 더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또한 우리 앞에 부닥친 일자리 감소 문제도 마냥 인공지능의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인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은 항상 시대의 트렌드에 적응하고 트렌드를 만들며 세계를 주도해 나간다. 이와 같이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발전시키고 활용하며 주도하는 나라가 미래를 이끌어 나갈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인공지능과 공존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세계의 흐름에 발맞춰 나아가 미래 사회 창조의 주역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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