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진의 사회비판 칼럼4] 정언유착, 정치계와 언론계의 민낯

국민들이 무방비한 상태에서 정언유착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정언유착’이라는 단어를 아는가? 21세기, 정언유착이라는 단어는 잘 모를 수 있지만 그 의미와 사회적 영향은 다들 알 것이다. 정언유착은 정치계와 언론계가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미인데 일명 ‘언론 플레이’라고 부른다. 정치계와 언론계가 합작하여 사실과 다른 기사를 내보내거나 기사를 덮어달라는 요청을 하는 등 자신들의 이미지를 위해 언론을 조작하고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등의 행위가 모두 정언유착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다면 정언유착의 사례에는 무엇이 있을까?

 

대표적인 예시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들 수 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노랑 나비들의 날갯짓 속에서 우리는 정언유착의 참담한 결과를 알 수 있었다. 세월호 사건이 언론에 노출되고 국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의 오른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당시 KBS 보도국장이었던 김시곤에 전화를 건다. 해경 관련 내용의 언론 노출을 막고 정부를 도와달라는 전화였고 이것은 정언유착을 시도하는 행위였다.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전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정현은 “해경이 잘못이나 한 것처럼 몰아가고... 그렇게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는 게 맞습니까? 9시 뉴스에 해경이 잘못한 것처럼 그런 식으로 내고 있잖아요 (중약) 지금 이렇게 중요할 땐 극적으로 좀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하였다. 이에 김시곤은 정언유착을 피하려는 태도를 취했지만 그의 발언 중 “솔직히 우리(KBS)만큼 많이 도와준 데가 어디 있습니까? 솔직히”라는 발언은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해서 정언유착 관계를 이어왔다는 증거가 되는 말이었다.

(출처 : 스포츠경향-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박근혜 대통령님) KBS를 오늘 봤네 아이고 한번만 도와주시오”···세월호 참사보도 개입 녹취록)

 

이 대화를 보면 정부가 세월호 사건을 다루는 방향성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사고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는 구조가 아니라 대통령 심기 경호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에 초점을 맞추어 일을 진행하였다. 결국 이 사건의 영향과 최순실 게이트 사건이 터지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정부의 시대는 끝이 났다.

 

용산 참사와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에 대해 아는가? 용산 참사는 철거민과 경찰특공대원 등 6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친 대표적인 국가 폭력 사태이다.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은 경기 서남부 지역과 정산, 안산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으로 피해자가 무려 1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왜 이 두 사건이 연계하여 언급하였을까? 청와대 행정관이 경찰청 홍보담당권에게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강호순 사건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용산참사의 파장을 막으라’ 청와대 행정관이 경찰청 홍보담당관에게 보낸 이메일의 주요 내용이다. 당시 행정관은 경찰에게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담당 형사의 인터뷰나 증거물을 추가 공개해서 경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해소하고 촛불을 차단하는 데 만전을 다하라고 지시하며 경찰 즉 공권력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자극적인 사건으로 덮으려고 했던 정언유착의 사례이다.

(중앙일보 김민상기자 - “책임 끝까지 묻겠다"…용산참사 검찰 수사팀, 과거사위 정면 반박)

 

정치적 지위가 있는 자의 권력에 묻혀 언론이 입을 닫는다면 이게 어떻게 언론이고 기자일까. 정언유착의 단어가 생겼다는 자체가 미래 기자를 꿈꾸는 저에게 가슴 아프고 신경 쓰이는 말이다. 깨끗하고 공정하고 진실성이 있는 기사로 국민들에게 여러 정보, 사건에 대해 알리는 것이 언론사의 의무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권력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하는 언론사가 많이 생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길을 아름답게 열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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