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서의 과학 칼럼] <기생충>에서 벗어나 공생으로

현재 코로나 19로 영화계가 주춤하고 있지만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세계는 영화 <기생충>으로 떠들썩했다. 그리고 오늘은 코로나 19로 영화계가 다시 부흥하고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영화 <기생충>을 되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영화 속 배경에 숨겨진 과학 이야기를 다룰 것이다.

 

영화 <기생충>은 공생을 꿈꾸지만, 기생 관계가 변해버린 한 가족을 기생충에 빗대고 있는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기생충> 감독)은 우리 사회에서의 공생과 기생을 영화에 잘 담아내며 비판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이 화제의 작품을 과학과 함께 엮어 생물학적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 투영해볼 것이다.

우선, 작품을 이끌어가는 사회상의 키워드, 공생과 기생에 대해 알아보자. 두 종의 관계에서 서로 이득을 가진다면 공생관계, 다른 종에 일방적으로 의존한다면 기생 관계라고 한다. 쉽게 말해서 둘 다 웃고 있으면 공생관계, 한쪽만 웃고 있으면 기생 관계이다.

 

 

대표적인 기생 관계는 우리도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존재인 ‘머릿니’가 있다. 어렸을 적 한 번쯤은 이 머릿니 때문에 고생했을 것이다. 머릿니는 사람의 머리카락 사이에 숨어서 소중한 두피의 피를 빨아먹는 기생충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 누군가도 지금 함께할 수도 있을 만큼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진드기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기생충이다.

 

 

반면에, <니모를 찾아서>의 ‘니모’로 많이 알려진 ‘흰동가리’와 ‘말미잘’은 서로를 돕고 도움을 받는 공생관계이다. 촉수가 있는 말미잘은 흰동가리를 보호해주고 흰동가리를 잡아먹으러 온 큰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이로써 흰동가리는 보호받고 말미잘은 먹이를 얻는다. 즉, 모두가 행복한 공생을 이루는 것이다. 이외에도 물고기와 조개, 진딧물과 개미 등이 대표적인 공생관계를 이룬 생물들이다.

 

그렇다면 우리 현실은 어떨까? 머릿니와 사람 같은 기생 관계가 많을까? 말미잘과 흰동가리와 같은 공생관계가 많을까? 우리 주변만 살펴보아도 도움을 주고받는 모습보다는 도움을 일방적으로 주는 모습이 많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모둠 활동의 경우만 봐도 그러하다. 물론 누군가에게 또는 무언가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단지 의존만 해서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기생충 같은 사람만이 된다. 

 

전 세계는 <기생충>에 열광했고 코로나 19 확산에 절망했다. 이제는 기생 관계를 공생관계로 변화해야만 한다. 그래야 우리가 다시 열광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우리 사회도 언젠가는 흰동가리와 말미잘의 관계로 가득한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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