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성의 시사 칼럼] 등교 개학, 학생 없던 교육 정책

등교 개학은 진정으로 학생들을 생각한 정책인가

전 세계는 코로나 19로 인하여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확진자는 날이 갈수록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경제적 타격 또한 굉장히 심각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방역 당국의 대처와 많은 국민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기반으로 국내 확진자 수는 줄어들고 있으며, 이제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나 5월 6일부터는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참고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928099&cid=43667&categoryId=43667또한, 교육부도 지금까지 연기했던 등교 개학을 시작하겠다는 일정을 5월 4일에 발표하였으며, 확산세가 비교적 꺾인 다른 나라들도 이르면 이달부터 개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참고 : https://www.yna.co.kr/view/AKR20200504099300004?input=1195m)이런 등교 개학이 과연 학생들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발표인지, 아니면 학생들을 생각하지 않고 입시와 공부만을 생각한 발표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교육부는 ‘생활 속 거리 두기’가 시작되고 난 뒤 입시 일정이 급한 고등학교 3학년부터 13일부터 등교하고,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 2학년은 오는 20일,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 4학년은 오는 27일,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 6학년은 다음 달 1일부터 등교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참고 : https://www.moe.go.kr/popupN.do?seq=73153&popType=N)

 

하지만 ‘등교 여부에 대한 선택권‘이 과연 학생과 학부모에게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아직 코로나 19로 인한 사태가 아직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우리나라와 주변 국가들의 상태가 조금은 나아졌을지라도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확산세는 여전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앞서 개학을 시작했던 싱가포르도 개학 후 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학교의 문을 닫았었다. 이 당시의 싱가포르도 최대한 멀리 떨어져 앉고, 소독제로 의자와 책상을 소독했음에도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등교 개학은 학생에게 학업 성취도와 집중력, 선생님 혹은 친구들과의 유대 관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감염과도 직결될 수 있는 개학을 감행한다는 것은 아직 학생들의 건강이 위험한 상황 속에서 공부하라는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학생들이 등교 후에 방역 수칙을 잘 지키고, 조심히 행동한다면, 실제 감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어른들마저 방역 수칙을 지키지 못해서 감염되고 있는 상황에서 좁은 공간에 평균 30명이 지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른 환경보다 더욱 감염에 노출된 상황이다. 심지어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더 자세한 상황은 전문가와 상의하겠으나, 에어컨, 선풍기, 공기청정기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더위 속에서 학생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발표라고 생각한다.

 

또한, 학생들을 생각하지 않은 부분은 브리핑이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드러났다. 학부모와 교사의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브리핑을 하였는데 학교에 가는 학생들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의견을 묻지 못했고, 학부모와 선생님들의 의견에 일정 학생들의 의견이 들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학생으로서 이 답변은 충격적이었다. 학생들을 위한 교육 정책을 내놓을 것 같았던 교육부가 정작 학생보다는 학부모와 선생님 위주에 정책으로 해석되었다. 학생의 의견을 다 받지는 못하더라도 받으려고 노력은 해야 하는 것이 학교를 관리하고 학생의 신분을 부여하는 교육부가 해야 하는 일이다. 따라서 학교와 정부는 교육 정책에 대하여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학생들의 의견 또한 적극적으로 받는 것이 바르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곧 자신의 의견이 실제로 반영되는 것을 보고서 교육의 효과 또한 누릴 수 있다.

 

교육부의 이번 발표는 진정으로 학생들을 생각하는 발표인지 혹은 입시에 대하여만 생각한 발표인지 되돌아봐야 한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조에는 “정부나 사회복지기관, 법원 등 우리와 관련된 일을 하는 모든 기관은 우리에게 무엇이 가장 이익이 되는지 그 점을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고 말하고, 제12조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권리)에는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결정할 때 우리는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습니다. 어른들은 우리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인용 : https://www.unicef.or.kr/education/data.asp) 교육부 혹은 학교, 교육청 등에서 이렇게 학생과 관련된 정책을 시행할 때, 학생들의 의견을 설문조사 등을 통하여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받은 의견을 정책에 최대한 반영해 주어야 한다. 또한, 이번 사태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정책을 처리할 때, 그 무엇보다도 그 정책의 중심에 있는 우리 또한 생각해 주고, 우리가 최대한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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