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이의 독서 칼럼] 학교생활이 그리워지는 지금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학교생활은 항상 똑같은 일상의 반복인 것 같아도 그 안에 다양한 크기의 변화가 있다. 우리 반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든지, 운동회 때 자신있던 종목에서 패배하였다든지, 수행평가를 하기 위해 모였는데 종착역은 PC방이었다든지, 사소한 이유로 싸웠다든지,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가 있다든지, 정말 예측하기 힘든 여러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든 일이 가능한 이유는 함께 지내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친함의 정도를 떠나 해가 바뀌면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는 친구들과 새로운 학기를 시작한다. 그러한 점에서 긴장감, 설렘, 또는 두려움이 자신의 마음속에 생겨난다. 나만 그럴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모두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 같아도 그 안에는 자신만의 '비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주인공이 있다. 내성적이고 소심하지만 자신보다 남의 감정을 우선시하는 '쿄'. 히어로를 동경하고 긍정적이고 활발한 성격으로 기쁨을 가져다주는 '밋키'. 4차원 행동의 대가이지만, 그 안에는 아무도 모르던 내면이 숨겨져 있던 '파라'. 항상 동요하지 않고 괜찮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본인의 감정에 솔직하지 않았던 '즈카'. 소심한 성격이 '쿄'와 닮았고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두려워하는 '엘'

 

닮은 점도 있지만 저마다의 개성이 있는 다섯 명의 친구들은 각자의 시점에서 그들의 학교생활을 이야기해 준다. 한 아이의 등교 거부 사건, 모두가 함께 준비하는 학교 축제, 수학여행, 친한 친구들과 함께 가는 소풍, 그리고 입시라는 마지막 관문에 도달하는 때까지, 학생들에게 친숙한 '학교'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등장한다. 친한 친구들이어도 사소한 오해나 부주의로 갈등을 겪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를 믿고 스스로 용기를 내어 성장하는 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같은 십대로서 걱정하는 것이나 관심 있는 것이 비슷해서 주인공들에게 점점 감정 이입하여 응원하게 된다. 어느 순간에는 실제 자신과 친구들의 관계처럼 그들의 관계가 어긋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등장인물과 독자가 가까워지는 것은 단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소설이 쓰였기 때문이 아니다. 소설을 읽을 때의 감정 상태 또는 특정한 나이가 등장인물과 독자를 가깝게 만드는 또 다른 이유이다. 어딘가 나와 닮은 부분, 내가 숨기고 싶었던 부분, 나와는 정반대여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짚어가며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생활이 멈춘 상태이다. 인터넷으로 수업을 듣고, 각자 학생으로서 공부도 하겠지만 그것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학교생활에서 발생하는 정신적인 가치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학교생활의 전부였다면 지독히 끔찍했을 것이다. 여러 새로운 친구들이 있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앞으로 만나게 될 '우리 반'이 재미있고, 떨려도 기대되는 것이다.  항상 좋은 교우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때로는 오해나 갈등이 생겨서 싸우더라도 그 오해를 풀고 화해하여 관계를 이어나간다. 그것이 친구이고, 또 우리에게 있어서 성장의 발판이 되는 것이다. 힘들수록 의지하는 존재, 학교에서는 그 존재 중 하나가 친구일 것이다. 경쟁의 상대이기 이전에, 우리는 '친구'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 다시 찾아올 학교생활을 상상하며 즐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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