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서의 영화 칼럼] 어느날 눈을 떠보니 표적이 되었다.

 

 

“새 삶을 시작하는 거야 이 지옥을 벗어나서.

우리도 사람답게 살 수 있잖아. 하자“ - ‘사냥의 시간’ 중 대사

 

이번 넷플릭스로 4월 23일 날 공개된 영화 ‘사냥의 시간’이다.

‘사냥의 시간’은 2011년 독립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영화 ‘파수꾼’의 감독인 윤성현 감독의 작품으로 기대치가 높았고 라인업 또한 ‘파수꾼’에 주연이었던 이제훈과 박정민, 조성화 배우들의 출연으로 많은 주목을 받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넷플릭스 개봉을 전개 했지만 그 평점이 극히 낮아 즉 ‘평점 테러’를 당하고 있다.

 

이 영화가 ‘평점 테러’를 당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스토리가 약하다는 이유였다. 물론 이 영화가 서스펜드 장르의 영화이지만 스토리가 약했던 것은 객관적으로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스토리가 아닌 상황마다 보이는 캐릭터들의 대사나 모습, 그리고 이 영화 자체의 분위기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감상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나는 이 영화와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과 비교하며 영화를 관람하였고, 그렇게 관람하던 과정 중에서 영화가 우리 사회에서 느낄 법한 많은 것들을 상징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영화에서 상징은 직접적으로 표출되는  의미 이상의, 더 깊고 넓은 가치를 지향하는 것으로 그 영화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렇기에 나는 이 영화를 상징적으로 바라봤을 때는 호평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고, 또한 그러한 상징을 통해 많은 시사점을 받았기 때문에 심층적으로 영화를 이해하는데 용이했다고 느꼈다.

 

이 영화의 주된 분위기는 디스토피아(부정적인 암흑세계의 픽션을 그려내는 사상)적인 분위기로 감독은 이 영화의 배경을 흔히 불리는 ‘헬조선’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간단한 영화의 줄거리로는 감옥에서 막 나온 준석(이제훈)이 희망이 없는 이 도시에서 자신의 친구들인 장호(안재홍), 기훈(최우식), 상수(박정민)와 도박장을 털어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을 꿈꾼다. 하지만 도박장을 털고 난 뒤 한(박해수)이라는 알 수 없는 사람에게 쫓김을 당하면서 그 뒷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영화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분석해 보자면 영화 속 장면 중 우리가 흔히 대기업이라고 생각하는 L 기업 등이 부도가 난 상태로 비쳤고, 은행에서는 모든 사람이 화폐를 달러로 바꾸기를 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마 영화감독은 현대판 IMF 사태를 가정하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해봤다. 그리고 한이라는 인물이 이유도 없이 4명의 청년을 사냥하는 내용으로 진행이 되는데 이러한 부분에서 한이라는 인물이 IMF 사태 이후 어쩔 수 없이 물려받은 취업난 등으로 해석을 해보았다. 대부분이 알다시피 IMF 당시 많은 어른들도 어려움을 겪었겠지만 그 IMF 주동자가 아닌 그 뒤를 이은 청년들은 이유도 모르고 그 취업난과 경제난을 모두 떠안고 살아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준석(이제훈)이 그 지옥에서 결국 탈출하지만 다시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지옥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아마 죽어가는 한국 경제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도 청년이지만 결국 살리는 것도 청년이라는 메시지를 암시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경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의 위기를 어쩔 수 없이 물려받고 노력해서 극복하는 것은 항상 청년들의 일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느꼈을 감정으로는 이제는 더 이상 청년들만의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  그렇기에 지금 일어나고 있는 코로나 19사태 이후에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경제난에 대해 빠르고 현명하게 대처하고 그 이후의 위기를 더는 다음 세대들에게 대물림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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